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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검사 "상갓집 항의 부적절…내부토론 비밀 지켜야"
현직 검사 "상갓집 항의 부적절…내부토론 비밀 지켜야"
  • 바른경제
  • 승인 2020.01.2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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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아 기자 =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수사 지휘라인인 검찰 간부가 상갓집에서 대검찰청 신임 부장의 이견을 공개하며 항의를 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내부 지적이 나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철완 부산고검 창원지부 검사는 이날 동료 검사가 보낸 '수사 공정성 확보를 위한 검찰시스템 보호에 대해'라는 제목의 글을 검찰 내부 게시판 '이프로스'에 올렸다.

앞서 지난 18일 서울 강남의 한 장례식장에서 치러진 검찰 간부의 상갓집에서 양석조(47·사법연수원 29기)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은 심재철(51·27기) 반부패·강력부장(검사장)에게 항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양 선임연구관은 조 전 장관의 감찰무마 혐의 사건 관련 심 부장에게 "조 전 장관이 왜 무혐의냐"며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현직 검사는 부적절하다는 취지 의견을 동료 검사인 박 검사에게 전달했다. 해당 검사는 전달한 글을 통해 "수사 공정성을 위해서는 개인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수사 과정에 적법절차를 준수하고 기소 여부 등을 결정하는데 있어 균형 잡힌 시각을 갖도록 해주는 시스템 또한 매우 중요하다"며 "시스템의 핵심은 자유롭게 서로의 의견을 논의하면서 보다 공정한 결론을 찾아가는 것이며 그 과정은 철저하게 비밀엄수의 보안유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사 내용이 사실이라고 전제한다면 양 부장의 행위는 그 내용이 무엇이든지 간에 매우 부적절하고 적법절차 원칙을 어긴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대검에서 내부 결정과정에서 제시된 의견을 이렇게 공개하고 인신공격적인 발언을 하는 것이 상명하복이나 상관에 대한 예의 문제를 떠나 타당한 행동이었는지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회의 이후 대검 의견에 따라 조 전 장관은 기소가 됐고 심 부장이 회의 과정에 의견을 피력한 것 이외에 다른 불법적인 행위를 한 것이 없다면 양 부장의 행동은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것에 대한 공격과 비난으로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공격과 비난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과연 우리가 신뢰하는 공정한 수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양 부장이 상가에서 말한 것이 실제로 사실이라면 우리 동료들의 수사를 신뢰하고 수사시스템의 공정성을 신뢰하는 그 근간을 흔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과거 국가권력에 의해 부당하게 수사 공정성이 침해받은 상황과 지금이 무엇이 다른 것인지 잘 구분하기 어렵다"며 "나와 다른 의견도 경청하고 비록 그것을 받아들이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내부 결정과정상 의견에 대해 비밀이 지켜지고,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누군가가 어떠한 불이익을 입지는 않는 것이 최소한의 수사 공정성을 담보하는 기본이 아닐까 한다"고 강조했다.

박 검사도 "내부 토론 과정은 원칙적으로 밖으로 흘러나가서는 안 되는데, 토론과정이 공개될 경우 내부 토론자가 외부를 의식하게 되어 토론이 진실되고 치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