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4-01 00:20 (수)
대기업 채용 줄줄이 연기…속타는 취준생들
대기업 채용 줄줄이 연기…속타는 취준생들
  • 바른경제
  • 승인 2020.03.14 06:0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혜경 이창환 기자 = "작년 이맘때엔 원서를 30군데 넘게 넣었는데, 지금 뜬 대기업 채용공고는 5개 미만이다", "일반적 공채 시즌은 2월부터인데 대다수 기업들이 채용 계획이 없다고 한다."

취업 준비생 김모(28)씨의 한숨 섞인 토로다.

또 다른 취업준비생 이모(28)씨는 "채용 공고가 안 떠서 답답한데, 알바 자리도 확실히 줄었다"며 생계 유지도 어렵다고 호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대기업을 포함한 대다수 기업들이 상반기 채용 일정을 연기하는 등 취업 시장이 얼어붙자 취업준비생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이에 더해 채용 일정이 일시적 연기에 그치지 않고 기업들의 경영 악화로 채용 규모가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취업준비생들의 불안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10대 그룹(농협 제외) 가운데 이달 신입사원 채용을 시작한 포스코와 롯데그룹, 그리고 이달 말 공채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SK를 제외한 나머지 그룹은 언제 공채 일정을 시작할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기업들이 신입 채용 일정을 줄줄이 연기하는 것은 코로나19 여파로 대규모 인원이 한 자리에 모이는 상황을 최대한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학 학사일정이 코로나19로 미뤄진 영향도 있다.

삼성그룹은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 일정을 연기할 전망이다. 삼성은 통상 3월에 계열사들의 상반기 채용 접수를 시작한다. 지난해에는 3월 11~13일에 채용 접수를 시작했지만, 올해는 13일 현재 서류 접수 공고도 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 측은 "상반기 신입 채용일정 연기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각 대학별로 진행하던 오프라인 채용설명회도 온라인 등으로 최소화하고, 서류 접수 일정도 지난해보다 늦춰질 전망이다. 서류전형 통과자를 대상으로 매년 4월 실시하던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도 예년보다 늦어진 5월쯤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LG도 계열사별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 일정을 4월 이후로 미뤘다. LG는 통상 3월부터 계열사별로 상반기 신입 채용을 진행해 왔으나,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한달 이상 늦어질 전망이다.

LG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대학 학사일정이 미뤄지면서 신입사원 채용 일정을 4월 이후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류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던 인적성검사도 연기될 전망이다. LG는 통상 4월 초에 일괄적으로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 인적성검사를 실시했으나, 올해는 일정 연기에 더해 코로나19 여파로 계열사별로 따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LG전자, LG화학, LG이노텍 등에서는 현재 소수 인원을 뽑는 경력직 채용은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코로나19 여파로 지원자가 면접 장소로 찾아와 대면해 진행하는 면접 대신 화상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LG 관계자는 "소수 인원을 뽑는 경력직 모집도 화상면접을 실시하는 등 상황이 이렇다보니,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 일정은 추이를 보면서 결정할 전망"이라며 "신입사원 채용의 경우 사람이 많이 몰려서 고민"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 일정을 3월 초에서 3월 말로 연기했다. SK관계자는 "현재까지 3월 말 채용 방침에 변함은 없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 추이에 따라 연기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SK그룹도 현재 경력직 채용은 진행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영향으로 면접은 화상면접 등 회사별 상황에 맞게 진행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2월 말부터 신입사원 채용 일정을 중단한 상태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이달 예정했던 수시채용 면접 일정을 연기했다.

한화는 올해부터 채용 형태를 계열사별 수시 채용으로 전환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일부 계열사의 채용일정이 예전보다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오는 4월 중순 개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GS그룹은 주요 계열사 대부분 채용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GS EPS의 경우 1월부터 진행한 신입사원 수시채용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중단된 상황이다.

10대그룹 중 신입 채용을 시작한 곳은 포스코그룹과 롯데그룹 두 곳 뿐이다.

포스코그룹은 이달 11일부터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시작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학사일정 변경 등을 서류접수 기간을 지난해보다 1주일 연장했으며, 오프라인 채용 활동을 전면 취소하고 SNS 채널을 통해 소통에 나서는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입사 지원자들의 안전을 위한 대책을 강화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6일부터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를 예정대로 진행 중이지만,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고려해 접수기간을 늘리고 면접 전형을 한달 가량 늦춰 진행한다.

채용 일정 연기에 더해 국내 대기업 5개사 중 1개사는 올해 상반기 채용 규모를 줄일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달 종업원수 300인 이상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 조사 결과, 응답기업 126개사 중 19.0%는 올해 상반기 채용을 축소한다고 응답했다. 32.5%는 "상반기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고, 8.8%는 "한 명도 뽑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5.6%에 그쳤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대기업 채용 조사가 실시된 기간은 2월5일~2월19일로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기 직전주였다"라며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대기업 고용시장은 이번 조사결과보다 훨씬 악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 leech@newsis.com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