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4-01 01:45 (수)
양심적 병역거부 입증, 친구와 일상대화도 '양심' 일관돼야
양심적 병역거부 입증, 친구와 일상대화도 '양심' 일관돼야
  • 바른경제
  • 승인 2020.03.19 18:3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대로 기자 =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 복무를 도입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입영 대상자의 '양심'을 검증하기 위한 핵심 절차가 윤곽을 드러냈다. 학창시절 친구와 나눈 일상적인 대화에서부터 집총 거부나 인명 살상 행위 거부 등 견해가 일관돼야 하는 등 까다로운 관문을 넘어야만 대체역으로 복무할 수 있다.

국방부가 19일 입법예고한 대체역의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대체역이란 병역의무자 중 헌법이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를 이유로 현역, 보충역 또는 예비역의 복무를 대신해 병역을 이행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대체역은 36개월간 교도소, 구치소 등 교정시설에서 급식, 물품, 보건위생, 교정교화, 시설관리 업무를 보조해야 한다.

대체역으로 복무하고 싶은 사람은 입영일이나 소집일 5일 전까지 '대체역 심사위원회'에 대체역 편입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대체역 심사위원회는 편입신청을 받아들일지 말지를 판단하는 기구다.

대체역 제도의 핵심 기구인 만큼 저명한 인사들이 참여한다. 심사위는 위원장을 포함한 위원 29명으로 구성된다. 상임위원은 위원장을 포함해 5명 이내다.

심사위원 자격은 ▲판사, 검사, 헌법연구관 또는 변호사로 10년 이상 재직하거나 재직했던 사람 ▲법학, 정치학, 사회학, 심리학, 철학 또는 종교학 등을 전공하고 대학이나 공인된 연구기관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사람으로서 부교수 이상 또는 이에 상당하는 직위로 재직하거나 재직했던 사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서 관련 업무에 10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는 사람 ▲등록된 비영리민간단체에서 인권분야에 10년 이상 근무하거나 근무했던 사람 ▲4급 이상의 일반직 공무원 또는 이에 상당하는 특정직 공무원으로 10년 이상 재직하거나 재직했던 사람 등이다.

대체역 심사위는 신청인이 실제 양심적 병역거부자인지, 아니면 현역 입영을 피하려 거짓말을 하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사실조사를 실시한다. 위원회는 신청인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라고 관계 법인·기관·단체에 요구할 권한이 있다. 심사위는 또 증인이나 참고인을 출석시킬 수 있다.

대체역 심사위는 신청인의 양심을 검증하기 위해 까다로운 절차를 거친다.

검증 사항은 ▲신청인의 양심의 구체적 내용이 현역, 예비역 또는 보충역의 복무와 배치되는지 여부 ▲신청인의 성장과정, 학교생활, 사회생활 등 전반적인 삶 속에서 양심이 표출되고 언행이 그 양심에 일치하는지 여부 ▲신청인이 제출한 편입신청서 내용, 관련 증빙서류 내용과 가족, 친구 등 친분이 있는 주변인의 진술이 일치하는지 여부 등이다.

심사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대체역 심사위는 비공개로 열린다. 참여 위원 명단은 물론 위원들의 발언내용까지 비공개된다.

아울러 신청인과 친분이 있는 위원이 심사에 참가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가 마련됐다.

심사위원이 제척되는 사유는 ▲위원 또는 그 배우자나 배우자였던 사람이 해당 안건의 신청인인 경우 ▲위원이 해당 안건의 신청인과 친족이거나 친족이었던 경우 ▲위원이 해당 안건에 관해 증언, 진술, 자문 또는 감정을 한 경우 ▲위원이나 위원이 속한 법인, 단체, 기관 또는 법률사무소가 해당 안건 신청인의 대리인이거나 대리인이었던 경우 ▲위원이 해당 안건의 신청인과 같은 종교단체나 법인 또는 기관에 속하거나 속했던 경우 등이다.

이처럼 조사가 엄밀하게 이뤄지는 탓에 신청인은 조사 과정에서 변호인을 선임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대체역 심사위는 편입신청을 받은 날부터 90일 안(60일 연장 가능)에 인용, 기각 또는 각하 결정을 해야 한다. 편입신청이 이유 있다고 인정하면 인용하고, 이유 없다고 인정하면 기각한다.

거짓말로 대체역에 편입했음이 들통 나면 처벌 받는다.

거짓으로 진술하거나 거짓 자료를 제출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대체역에 편입한 경우 병무청장은 직권으로 편입을 취소할 수 있다. 또 대체역으로 편입하기 위해 서류를 거짓으로 작성해 제출하거나 거짓으로 진술한 신청인 본인은 1년 이상 5년 이하 징역에 처해진다.

공무원이나 의사, 변호사, 종교인이 신청인을 돕는다며 증명서·진단서·확인서를 거짓으로 발급하거나 거짓으로 진술하면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에 처해진다. 이 경우 10년 이하 자격정지를 함께 부과될 수 있다.

대체역 심사위 사실조사 과정에서 증인 또는 참고인으로 출석한 사람이 신청인을 돕겠다며 서류를 거짓으로 작성하거나 거짓으로 진술하면 1년 이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