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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이 한 좀 풀어주세요"…文대통령 붙잡은 유족의 호소
"늙은이 한 좀 풀어주세요"…文대통령 붙잡은 유족의 호소
  • 바른경제
  • 승인 2020.03.2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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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은 기자 = "이 늙은이 한 좀 풀어주세요."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을 막아선 한 백발 할머니의 호소였다.

문 대통령은 서해에서 발생한 남북 간 무력충돌에서 희생된 55명의 용사를 기리는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이날 처음 참석했다.

올해가 천안함 피격·연평도 도발 10주기를 맞이하는 해인 만큼, 대한민국을 지켜낸 서해수호 55용사의 정신을 기리고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기념식이 시작되고, 현충탑 헌화·분향 순서가 다가오자 문 대통령 내외는 현충탑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문 대통령이 헌화를 하려 향초를 향해 손을 뻗자 갑자기 한 유족이 뒤에서 "대통령님"이라고 외치며 문 대통령을 막아섰다.

비옷을 입은 한 유족은 "대통령님, 대통령님, 누구 소행인가 말씀 좀 해주세요"라고 말했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문 대통령의 표정에선 다소 당혹스러움이 감지됐다.

이 유족은 "여태까지 누구 소행이라고 진실로 확인된 적이 없다"며 "그래서 이 늙은이 한 좀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천안함 피격이 북한 소행이라는 것을 명백히 해달라는 촉구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에 잠시 분향을 멈추고 할머니와 눈을 맞추며 "정부 공식 입장에 조금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 유족은 "다른 사람들이 저한테 말한다. 이게 어느 짓인지 모르겠다고 대한민국에서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저 가슴이 무너진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 늙은이 한 좀 풀어달라. 맺힌 한 좀 풀어달라"며 "대통령께서 꼭 좀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걱정하지 마시라"며 유족을 다독인 후 분향을 이어갔다.

2016년 정부 기념일로 지정된 후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한 기념식에 문 대통령이 직접 자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2018년 해외 순방 일정으로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2019년엔 지역경제투어인 대구 방문 일정으로 불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diu@newsis.com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