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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 "행정규칙에만 근거한 부실벌점 부과는 위법"
권익위 "행정규칙에만 근거한 부실벌점 부과는 위법"
  • 바른경제
  • 승인 2019.04.1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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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기자 = 서울시가 법률에 명시되지 않은 행정규칙만을 근거로 공사 감리업체에 부실벌점 부과 처분을 내린 것은 위법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박은정)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이하 행심위)는 서울시가 행정규칙에 근거해 교통신호기 공사 감리업체에 부실벌점을 부과한 것은 상위법에 근거가 없어 위법하다는 결론과 함께 서울시의 해당 처분을 취소했다고 17일 밝혔다.

권익위에 따르면 서울시는 교통안전시설 공사 전반에 대한 감사 과정에서 교통신호기 하단에 매립된 콘크리트 규격이 표준도면의 규격에 미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해당 공사를 감리한 A업체에 2점의 부실벌점을 부과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시인 '설계업자·감리업자 사업수행능력 세부평가 기준(이하 세부평가 기준)'을 적용했다.

세부평가 기준 제6조에는 시·도지사 및 발주자는 설계·공사·감리 수행을 맡은 용역 업체의 부실사항이 발견되면 부실벌점을 부과할 수 있도록 명시 돼 있다.

부실벌점이란 설계·공사·감리 용역 수행과 관련해 부실사항이 발견되면 시·도지사 등이 해당 용역 업체에 부과하는 벌칙성 점수를 일컫는다. 벌점을 받은 업체는 일정 기간 동안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공사 입찰 때 감점을 감수해야 한다.

A업체는 서울시 벌점 부과 처분이 과하다며 부실벌점을 감경해 달라고 행심위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행심위는 행정규칙인 세부평가 기준과 상위 법률인 '전력기술법' 사이의 충돌 여부를 확인했다. 그 결과 전력기술법에는 행정청이 부실사항을 발견해도 용역 업체에 부실벌점을 부과할 수 있는 조항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에 서울시의 벌점부과 처분은 위법하다고 결론 내렸다.

행심위 관계자는 "부실벌점은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침익적 행정행위'에 해당해 명시적인 법률 근거가 필요하다"며 "법률의 근거 없이 행정규칙에 마련된 부실벌점 규정은 효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kyustar@newsis.com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