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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거래허가 지정에…전문가들 "거래 동결 나타날 것"
용산 거래허가 지정에…전문가들 "거래 동결 나타날 것"
  • 바른경제
  • 승인 2020.05.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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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준 기자 = 최근 정부가 약 8000세대 '미니 신도시'급 공공택지 개발을 예고한 서울 '용산 정비창 부지' 인근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이 급속하게 얼어붙고 있다.

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용산 정비창 일대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재편되면서 외지인 수요가 꺾이고 토지시장이 급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거래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한국감정원 토지 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거래허가를 신청한 건수는 2485필지로, 이중 96.9%(2408필지·실거래 여부와는 무관)는 허가가 내려졌다.

허가를 받지 못한 77건 중에서도 이용목적 부적합으로 허가를 받지 못한 필지는 단 11개 필지에 불과하다. 남은 66건은 서류 누락 등 기타 이유였다. 사실상 실거주, 자기경영 목적의 매입은 문제가 없는 셈이다.

반면 이번 결정으로 투기 목적의 거래는 불가능 하게 될 전망이다. 허가신청서에 계약내용과 토지이용계획서, 토지취득자금조달계획서 등을 첨부해야 하기 때문에 관할구청의 감시의 눈에서 벗어날 수 없다. 특히 주거용 토지의 경우 2년 간 실거주용으로만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갭투자나 외지인 투자는 철퇴를 맞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인근 지역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로 재편되고, 인근 지역 부동산 시장이 거래가 동결되는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앞서 정부는 2006년 한남, 길음, 흑석 등 서울 16개 뉴타운지역이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하면서 20㎡ 이상 면적을 거래 시 토지거래허가제를 적용했고, 이에 대기 중이던 매수자들이 자취를 감추는 등 후폭풍이 거셌다.

이번에도 정부 발표 직후 용산구 이촌동 지역 일부 아파트는 호가가 치솟고 일부 단지는 기존 대비 수천만원 높은 금액에 거래가 체결되는 등 일대 부동산 시장이 들썩였으나 규제 강화 소식에 시장의 열기가 빠른 속도로 식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허가제는 주택 규제책 가운데 '울트라 슈퍼 고강도' 규제로, 투기적 거래가 거의 중단되는 등 강력한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기적 수요 차단을 위한 극약처방인 만큼 거래를 동결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도 제기한다.

이번 규제 대상 적용 지역은 용산정비창 부지(0.51㎢)와 한강로동·이촌2동 일대 재건축·재개발 사업구역 13개소 등 총 0.77㎢ 내 부동산이다. 주거지역은 대지면적 기준 18㎡ 초과, 상업지역은 20㎡ 초과 규모의 토지와 건물에 적용된다.

정부 규제의 영향으로 적용 지역을 벗어난 인근 단지나 규제 대상 면적 이내의 소규모 주택과 토지가 반사이익을 얻어 수요가 몰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 역시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개발호재 발표 이후 인근 지역에서 매물 회수 움직임이 나타나 매물 자체가 많지 않은 반면, 거래허가제 발표 이후로 대기수요는 줄어드는 모습"이라면서 "대출규제가 있는 데다, 이미 호가도 많이 올라 풍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저가 매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박 위원도 "약 8000세대의 주택이 공급되면 결과적으로 인근 주택시장에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면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무턱대고 매입에 나서는 것은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정부가 최근 발표한 '수도권 주택공급 기반 강화 방안'에 따르면, 국토부와 서울시는 용산 정비창 부지에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주택 8000가구를 공급키로 했다.

정비창 부지는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렸던 2012년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지에 포함됐으나 본사업이 좌초되면서 흐지부지 됐다. 용산 정비창 도시개발사업은 내년 말 구역 지정을 끝내고 2023년 말 사업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