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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앞세운 노동계 vs 여론몰이 재계…내년 최저임금 '험로' 예상
강성 앞세운 노동계 vs 여론몰이 재계…내년 최저임금 '험로' 예상
  • 바른경제
  • 승인 2020.06.04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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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 기자 =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법정 시한인 오는 29일을 앞두고 노동계가 근로자위원 선임을 마치면서 최저임금 논의를 위한 기반이 일단 마련됐지만 올해도 노사 협상 난항이 예상된다.

노동계는 강성파를 협상 전면에 내세웠고, 재계는 '임금 동결' 내지는 '삭감'을 위한 여론몰이를 계속하고 있어서다.

4일 고용노동부와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노동계의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 선임이 마무리된 데 이어 현재 대통령 위촉 등 절차가 진행 중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근로자위원 9명으로 구성된다. 올해는 사용자·공익위원 교체가 없어 근로자위원이 정해지면 전원회의에 착수할 수 있게 된다.

근로자위원 9명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5명),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4명)으로 구성된다.

한국노총은 이동호 사무총장, 김현중 상임부위원장, 정문주 정책본부장, 김만재 금속연맹 위원장, 김영훈 공공연맹 조직처장을 선임했다.

민주노총은 윤택근 부위원장과 김연홍 기획실장, 정민정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사무처장, 한미영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장을 임명했다.

특히 민주노총이 추천한 윤택근 부위원장과 김연홍 기획실장은 노동계 내부에서도 강성파로 분류된다.

윤 부위원장은 민중공동행동 재벌특별위원장으로 재벌 개혁을 강조했으며, 김 실장 역시 2012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한 총파업을 이끈 이력이 있다.

노동계가 강성파를 협상 전면에 내세운 이유는 올해 최저임금이 2.9% 수준에 그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을 강력하게 요구하기 힘든 여건 등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 최저임금은 2018년 16.4%, 2019년 10.9%의 두 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한 바 있다.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과 관련해 적정 수준 인상을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노총은 최근 논평을 통해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정상적 임금 교섭과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며 "임금 동결은 경제 위기를 저임금 노동자에게 전가시키며 이들의 생활을 어렵게하고 소비를 위축해 경제를 악화시킨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역시 아직 공식 입장은 밝히지 않았지만 임금 인상은 필요하다는 기류를 보이고 있다. 민주노총 한 관계자는 사석에서 "긴급재난지원금을 주면서 최저임금을 동결한다는 것은 모순된 논리"라고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속 재계는 '최저임금 동결론'으로 맞서고 있다. 기업이 생존하려면 정부 지원과 노동자의 고통 분담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재계는 최근 정세균 국무총리 주도로 시작된 '코로나19 위기 극복 위한 노사정 대표자회의'에서도 임금 조정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요구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동결 또는 삭감을 위한 임금 조정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계가 임금 동결을 위한 여론 확산까지 나서면서 노사 간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30개 경제단체와의 공동정책 건의사항에서 "노동계가 기업을 함께 살리기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임금과 고용 대타협에 협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경총은 또 지난 1일 중소기업중앙회와 함께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중소기업 88.1%가 내년도 최저임금이 동결 또는 삭감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두고 노동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동계 관계자는 "(재계가) 그렇게 밖에서 여론몰이를 하면서 (사회적 대화) 안에서 그런 이야기를 계속 하고 있는 것"이라며 "온 국민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자고 하는 상황인데 때와 장소를 가려야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처럼 노사가 팽팽한 입장차를 유지하면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역시 난항을 겪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최저임금위원회 첫 전원회의는 빨라도 이달 중순께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노사 간 이견으로 올해도 역시 최저임금 심의 법정 시한은 넘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저임금법에 따른 최저임금 고시 시한이 8월5일인 만큼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심의를 마쳐야 한다. 사실상 심의 기간이 한 달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일각에선 노사정 대화에서 원만한 합의가 도출된다면 최저임금 협상이 보다 수월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저임금위원회 관계자는 "수월하지 않은 상황이긴 하지만 노사정이 코로나19 위기에 공감해 사회적 대화를 시작한 만큼 거기에서 큰 뼈대를 잡아주면 시간이 촉박해도 논의가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최저임금위원회는 그 해 5월30일 첫 전원회의 후 13차례 회의를 거쳐 7월12일 2.87% 인상(8590원)에 의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ummingbird@newsis.com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