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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의 경제 상황은?...한은 보고서 살펴보니
코로나19 이후의 경제 상황은?...한은 보고서 살펴보니
  • 김동희 기자
  • 승인 2020.06.2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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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이전과 같은 모습 돌아가기는 곤란할 듯”

사이버 미래 경제 비대면 AI (사진=뉴시스)

 

(바른경제뉴스=김동희 기자) 코로나19 이후 국내외 경제의 환경∙구조적 변화로 가계, 기업, 정부 등 경제 주체가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는 것은 어려워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탈세계화, 글로벌 교역 위축, 소득분배 악화 등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한 국가의 역할에 대한 국민 기대가 높아지면서 ‘큰 정부’ 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됐다.

29일 한국은행(이하 한은) 조사국이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경제구조 변화와 우리 경제에의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나타날 주요 환경 변화로 ‘경제주체 행태 변화’, ‘탈세계화’, ‘디지털 경제 가속화’ 등이 지목됐다고 밝혀졌다.

이에 따르면 경제 주체들의 위험회피 성향, 자국 우선주의 확대로 글로벌 교역 증가세가 둔화하는 흐름으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다. 산업구조도 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제조업의 스마트화 촉진, ICT 서비스 확대 등으로 재편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반도체, 통신장비 등 ICT 상품교역 확대는 탈세계화가 교역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어느정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이다.

반면 노동시장 양극화는 심화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한은은 "신기술과 신규 일자리에 대한 구인-구직간 미스매치가 커지고 부문간 고용·임금 격차가 확대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대면 산업 위주의 고용 창출이 이뤄지면 원격근무, 플랫폼 노동 등 다양한 형태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반면, 숙박∙음식 도소매 등 전통 서비스업과 판매직 고용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디지털 기술에 익숙지 않은 저학력 일자리 등 취약 부문의 고용은 더디게 회복되면서 소득분배는 더 악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즉, 빈익빈 부익부가 늘어 소득 불평등이 커질 수 있는 것이다.

한편 국가 재정의 역할은 강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사회 안전망 강화, 디지털 저탄소 경제 전환을 위한 투자 등으로 각국에서 높은 수준의 재정 지출의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의 성장잠재력은 추락 위험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실업률 상승 장기화로 노동 투입이 둔화하고, 교역 위축세가 지속되면서 잠재성장률의 하방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큰 정부’가 확산되면 투자가 공공부문에 보다 집중되기 때문에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떨어뜨릴 우려도 보인다.

다만 ICT 산업 확대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 잠재성장률 하락 속도를 늦추는 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만약 디지털 경제 관련 부문의 생산성 향상이 이뤄지면 파급효과가 전반에 미쳐 생산성 정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으로 저인플레이션 추세가 지속되겠지만 GVC 약화, 글로벌 유동성 누증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이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한은은 "이번 위기로 실업과 소득 충격을 겪은 가계의 위험회피 성향이 강해지고, 미중 무역분쟁, 코로나19 등 불확실성 상시화로 기업의 과감한 투자도 힘들어 질 것"이라며 "변화의 진행 속도와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지만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더라도 가계, 기업, 정부의 행태가 이전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가길 기대하는건 곤란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