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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조사 무엇이 문제인가…"표본 적고 TK 미포함 한계"
항체조사 무엇이 문제인가…"표본 적고 TK 미포함 한계"
  • 바른경제
  • 승인 2020.07.0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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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원 기자 = 방역당국이 4~6월 진행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차 항체가(價) 조사 중간 결과가 나왔지만 누적 확진자의 60%가 넘는 대구·경북 지역은 포함되지 않고 표본이 너무 적어 항체 보유율이나 전체 감염 규모를 예상하는 데엔 한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이러한 대표성 부족에도 인구 60%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항체를 보유해 추가 감염을 막는 이른바 '집단면역'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방역당국과 전문가 모두 고개를 저었다.

9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올해 국민건강영양조사 잔여 혈청 1555건과 지난 5월 서울 서남권 내원 환자의 수집 검체 1500건 등 검체 3055건을 대상으로 항체가를 조사한 결과 서남권 검체 1건에서만 양성 반응이 나왔다.

단순 계산했을 때 항체 형성률은 0.03%로 영국 런던 17%, 스웨덴 스톡홀름 7.3%, 스페인 전역 5%는 물론 0.1%인 일본 도쿄와 비교해도 훨씬 낮은 수치다.

◇항체검사, 대구 등 포함 안돼…감염 규모·깜깜이 추계 한계

국민건강영양조사는 192개 지역별로 25가구씩 확률 표본으로 추출해 만 1세 이상 가구원 1만여명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는 건강과 영양상태 조사다.

이번에 확보한 잔여 혈청 1555건은 4월21일부터 6월19일까지 수집한 검체로 남성 701건(45.1%), 여성 854건(54.9%)이ㄷ 다. 지역별로는 서울 21.4%, 경기 17.9%, 부산 9.7%, 충남 7.7%, 경남 7.7%, 인천 6.1%, 전남 5.5%, 충북 4.7%, 제주 4.6%, 경북 4.5%, 광주 4.4%, 강원 3.4%, 울산 1.3%, 전북 1.1%, 대전·세종·대구 0% 등이다.

나머지 1500건은 5월25일부터 28일까지 서울 구로구, 양천구, 관악구, 금천구, 영등포구 내원 환자로부터 얻은 검체다.

전문가들은 이번 항체조사만으로 실제 확진자 규모를 파악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2~3월 유행으로 지금까지 국내 누적 확진자(1만3293명)의 62.6%인 8319명이 확진된 대구(6926명)와 경북(1393명)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 항체검사 자체가 대표성이 있는지를 고려해봐야 한다"며 "3055명이 우리나라 전국 인구 5000만명의 연령과 성별, 지역을 고려한 표본인지 대표성 문제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 전체 확진자의 절반가량이 확진 판정을 받은 대구 지역 인구가 빠져있다면 항체조사의 대표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방역당국도 이번 항체가 조사로 전체 감염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집단발생 지역인 대구 등 일부 지역이 포함돼 있지 않아 대표성 확보가 부족하다"며 "이 자료로 전체 감염규모를 추계하는 것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파악 안 된 환자 3475명?…"대표성 부족해 섣부른 추계 힘들어"

항체조사 표본의 대표성이 떨어지는 만큼 무증상 등으로 방역당국에서 발견하지 못한 이른바 숨은 확진자 규모도 단정할 수 없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국내 발생 환자는 총 확진 환자 1만3293명에서 해외유입 환자 1768명을 빼면 국내에서 확진된 환자는 1만1525명이다. 항체 보유율이 0.03%(3055건 중 1건)라고 보고 우리나라 전체 인구를 5000만명으로 가정했을 때 3475명 정도를 방역망 밖 환자라고 추정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김탁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검사 대상자 숫자가 3000명대로 너무 적다 보니 해석의 범위가 넓어질 수밖에 없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감염자가 극히 적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겠다"고 말했다.

정확한 추계 지적에 대해 권준욱 부본부장도 "어제(8일) 전문가들과 논의할 때도 무리한 추계 또는 산술적인 계산에 대해 매우 경계했다"며 "현재 상황을 가지고 전체 추계를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당부가 많았다"고 답했다.

◇"적극적인 진단검사·역학조사·거리두기 덕분" vs "섣부른 판단 못해"

이날 방역당국은 전문가 입장을 인용해 항체 양성률과 실제 확진자 비율이 크게 차이나지 않은 이유로 유행 초기부터 적극적인 진단검사와 역학조사, 사회적 거리두기 덕분이라고 밝히기도 했지만 이 또한 단정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권 부본부장은 "어제(8일) 진행한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찾아낸 확진자 규모가 실제 감염 규모와 차이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며 "이는 초기에 신속하게 진단검사를 확대 실시하고, 코로나19 유행 과정에서 거리두기나 수칙을 철저하게 지킨 것도 한 몫 했다고 분석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항체검사의 모집단 자체가 불명확한 만큼 진단검사와 역학조사의 결과를 분명하게 입증하기엔 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일부 있었다.

김우주 교수는 "PCR(유전자 증폭) 검사와 항체검사 간 차이가 다른 지역에서는 10배, 많게는 50배까지 차이나는 지역이 있는 반면, 우리나라에선 PCR 검사에서 0.02%, 항체검사에서 0.03%가 나왔다는 건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광범위하게 검사해서 무증상자도 찾아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0.02%와 0.03%는 1.5배 정도 차이가 있지만 항체조사 표본 자체가 대표성이 부족한 만큼 방역당국의 노력을 직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면역 형성 낮아 집단면역 불가능…"표본 확대·대표성 확보해야"

이 같은 한계에도 이번 항체조사가 코로나19 집단면역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집단면역이란 사회 내 60~70% 등 일정 비율 이상의 인구가 항체를 지니게 되면 추가 감염을 차단하고 전염병 종식이 가능하다는 개념이다. 앞서 집단면역을 실험한 스웨덴에선 스톡홀름 시민을 대상으로 표본 항체조사를 실시한 결과 항체 양성률은 7.3%에 불과했다.

김우주 교수는 "국민의 60%가 전염병에 감염된 후 항체가 형성되면 집단면역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번 항체조사 결과로는 집단면역이 매우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항체 양성률도 표본조사인 만큼 유의미한 값이 나오려면 표본의 대표성을 확보하는 한편, 표본 수도 늘어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탁 교수는 "검사 대상자가 적어도 3만명에서 5만명까지는 늘어나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해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이 정도로 대상자 수를 늘려도 비용 측면에서 과연 효과적인지는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화여자대학교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대구 지역에서 검체가 확보되지 않았다는 건 이번 검사가 대표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항체검사 키트도 민감도와 특이도가 더 높은 키트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방역당국은 향후 2개월 단위로 올해 말까지 국가건강영양검사 검체 7000건을 조사하는 한편, 이달부터 대구·경북 지역 검체 3000여건 등 총 1만건 이상을 조사할 계획이다. 검체 확보 과정에서 성별, 연령별, 지역별 대상자를 확대해 항체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집단면역 정도와 무증상 감염 규모를 파악하겠다는 복안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gsw@newsis.com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