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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이번엔 '청량 마녀'…"'새롭다'할 변화"
여자친구, 이번엔 '청량 마녀'…"'새롭다'할 변화"
  • 바른경제
  • 승인 2020.07.13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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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기자 = "이번 앨범은 유혹 앞에 흔들리는 소녀의 이야기를 담았어요. 그리스 신화에서 아름다운 노래로 뱃사람을 유혹하는 '세이렌'의 노래에서 가져왔죠. 유혹과 흔들림에 대해 표현한 앨범입니다."(엄지)

'파워 청순', '격정 아련'으로 통하는 그룹 '여자친구'가 '청량 마녀'로 변신했다. 13일 발매한 새 미니앨범 '회: 송 오브 더 세이렌스(回:Song of the Sirens)'의 타이틀곡 '애플(Apple)'은 '마녀'라는 단어를 사용해 유혹에 흔들리기만 하는 모습이 아닌, 욕망에 솔직하고 당당한 여성의 모습을 표현했다.

세이렌의 노랫소리를 연상케 하는 보컬 찹(Vocal Chops)이 어우러진 팝 장르다. 특히 퍼포먼스에서도 마녀의 이미지를 담은 '마녀 퍼포먼스'로 내세운다. 이전 여자친구 무대에서 볼 수 없었던 진한 메이크업과 당당하게 걸어 나오는 캣워크 등 전체적으로 과감하면서도 절제된 안무로 세련된 느낌을 완성했다.

'애플'의 인트로를 장식하는 '사과나무 춤'은 여자친구의 대명사인 칼군무를 '유혹'을 상징하는 사과와 연계해 새로운 뉘앙스로 표현했다.

소원은 이날 앨범 발매 전 온라인 쇼케이스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고민을 예전부터 해왔다"고 말했다.

2015년 데뷔한 여자친구는 걸그룹 중 드물게 청순미를 앞세워 연착륙했다. 콘셉트의 승리라 할 만했다. 초반에는 그룹 '소녀시대'의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를 연상케하는 활동방향으로 주목받는 동시에 평가절하됐다.

'유리구슬'과 '오늘부터 우리는'은 청순한 차림으로 과감한 발차기를 하고 유려함 속에 강한 멜로디가 깃든 '다시 만난 세계'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섹시로 점철된 걸그룹 사이에서 적확한 포지셔닝이었다. 일본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교복 또는 (티저 이미지 속에서) 체육복을 입고 청순함을 뽐내는 모습은 남성들의 첫사랑에 대한 향수를 자극했다.

여기에 멤버들의 끈기가 보태지면서 점차 소녀시대를 레퍼런스로 삼은 그룹이 아닌, 그냥 여자친구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파워 청순', '격정 아련', '갓자 친구' 등의 수식이 붙여졌다.

소원은 "지금까지 성장하고 발전하면서 변화를 보여드렸어요. 그런데 미묘한 변화가 아니라 '새롭다'고 할만한 변화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무대 위 달라진 모습에 놀랄 팬들이 조금은 걱정됐지만,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는 팀이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여자친구의 변화는 비주얼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에서 보듯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레이블의 특징인 멤버들의 참여도가 높아지면서 내용적인 측면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멤버 은하는 '애플'의 작사, 작곡을 비롯해 '타로 카드(Tarot Cards)'의 작사에 이름을 올렸다. 유주는 '애플'의 작곡, '눈의 시간'과 '타로 카드'의 작사, 엄지는 '눈의 시간'과 '타로 카드' 작사에 참여했다.

특히, 수록곡 '눈의 시간'에는 유주의 내면 이야기를 녹여냈다. 데뷔 이후 한동안 태풍에 휩쓸린 것처럼 빠르고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갔지만 '태풍의 눈의 시간'이라고 이름 붙인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자신을 잃지 않았다는 실제 경험이 노래의 기반이 됐다. '북쪽 계단' 역시 신비가 여자친구로 활동을 하며 느낀 감정들을 테마로 탄생했다.

유주는 "변화에 대한 갈망은 늘 있었죠. 외적인 부분 뿐 아니라 이야기를 들려드리기 위해 곡 작업에도 참여했다"고 소개했다.

이번 앨범은 지난 2월 발표한 '회:래버린스(回:LABYRINTH)'에 이은 회(回)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다. '회:래버린스'는 여자친구 소속사 쏘스뮤직이 빅히트 레이블로 편입된 뒤 처음 발표하는 앨범이었다. 방시혁 의장이 참여, 한층 탄탄해진 세계관을 보여주며 호평을 들었다. 이번 앨범에서는 그 세계관이 한층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방 의장을 주축으로 피독(Pdogg), 프란츠(FRANTS) 등 빅히트 수퍼 프로듀서 군단이 참여한다. 타이틀곡 '애플(Apple)'의 프로듀싱은 프란츠, 피독, 방시혁 세 명의 프로듀서가 함께 맡았다.

수록곡 '북쪽 계단'은 방시혁 프로듀서가 작사와 작곡을, 프란츠가 편곡과 프로듀싱을 했다. 방시혁 프로듀서는 '눈의 시간'의 작사에도 참여했다.

멤버들은 "방시혁 PD님과 앨범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여러 측면에서 설명을 많이 해주셔서 도움이 됐죠. 여자친구가 보여줘야 될 것들에 대해서 다양한 조언을 해주셨다"고 전했다.

이번 앨범에는 여자친구와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추며 다수의 히트곡을 만든 노주환, 이원종, 정호현(e.one) 등 국내외 유명 프로듀서진과 '그래미 어워즈' 수상에 빛나는 해외 엔지니어들도 합류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