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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용기업 자산 압류 현실화…韓日 다시 '강대강' 치닫나
징용기업 자산 압류 현실화…韓日 다시 '강대강' 치닫나
  • 바른경제
  • 승인 2020.08.0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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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기자 = 한국 법원의 강제징용 기업 주식에 대한 압류 명령에 효력이 조만간 발생함에 따라 한일관계의 긴장 수위가 다시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가 자국 기업 주식 현금화 조치 현실화에 반발하며 추가 보복 조치를 단행할 경우 한일 간 강대강 대치 국면이 또 한번 재연될 수 있어 일본 측의 반응이 주목된다.

법원은 오는 4일 0시부터 일본제철이 보유 중인 PNR 주식에 대한 압류명령 결정이 전달된 것으로 간주한다. 7일 뒤인 11일 0시까지 일본제철이 항고하지 않으면 주식압류 명령은 확정된다.

2018년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소송에서 승소한 피해자 측은 일본 정부가 이 판결을 수용하지 않자 손해배상 채권을 확보하기 위해 일본제철과 포스코의 합작법인인 PNR 주식 압류를 신청했다.

법원 명령 확정으로 일본제철의 주식을 당장 매각해 현금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식 매각에 앞서 감정평가, 채무자 심문 등 절차 등이 필요해 실제 현금화는 빠르면 연말께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한국 법원의 징용 기업 자산 현금화 조치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추가 보복 조치를 거론한 바 있어 법원의 주식 압류명령 결정과 관련한 일본 측의 반응에 관심이 쏠린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7월1일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해 수출 규제를 단행한 데 이어 자국 기업 자산 매각이 이뤄지면 2차 보복에 나서겠다는 뜻을 줄곧 밝혀 왔다.

교도통신은 지난달 25일 복수의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한국인 대상 비자 발급 규제, 주한 일본 대사의 일시 귀국, 추가 관세 부과 등이 한국에 대한 추가 보복 방안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도 2일 일본 정부가 기업 자산 현금화와 관련해 대항 조치를 할 방침이라며 관세 인상, 송금 중단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전날 요미우리TV에 출연해 "(자산 매각 관련) 모든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실제로 2차 보복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비자 발급 제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실질적 효과가 없고, 금융 제재는 자국민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일본이 추가 보복에 나설 경우 한일관계는 경색국면으로 치달을 수 있다. 이에 한일 외교당국은 일본 기업 자산 현금화 전에 강제징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징용 문제 해결에 관한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과 일본은 외교장관 통화, 국장급 협의 등을 이어왔지만 강제동원 문제 해결에 관한 양국의 기본입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한국은 일본제철이 징용 피해자에게 1억원씩 배상하라는 대법원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일본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을 근거로 일본 기업은 배상할 의무가 없다고 보고 있다.

일본 정부가 2차 보복을 거론하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한다면 한국 정부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로 맞설 수 있다. 외교부는 수출규제 및 강제징용 논의 동향에 따라 언제든지 지소미아 종료 통보 효력을 재가동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카드도 일본의 추가 보복 조치 못지않게 쉽게 던질 수 있는 카드는 아니다. 미국은 지난해 한국이 지소미아 종료로 일본에 수출규제 철회를 압박하자 한미일 공조를 해치는 조치라며 공개적으로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한일관계가 일본 전범기업의 국내 자산 매각 현실화로 또 한 차례 고비를 맞은 가운데 강제징용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들고 있다. 한일관계가 최악으로 치닫지 않도록 하기 위한 해법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fine@newsis.com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