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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속 경제기구들 "분배 미흡했지만…'소득주도성장' 가야 할 길"(종합)
대통령직속 경제기구들 "분배 미흡했지만…'소득주도성장' 가야 할 길"(종합)
  • 바른경제
  • 승인 2019.05.09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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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주 장서우 기자 = 경제 관련 대통령 직속 기구들이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을 기념해 그간의 경제 정책의 성과를 평가하고 앞으로의 과제를 도출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들은 분배 악화나 고용 부진 등 일정 부문에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한계가 일부 있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방향 자체는 올바른 것으로 평가하며 확장 재정과 혁신 능력 강화 등 보완 작업을 통해 기존 기조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국민경제자문회의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는 9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문재인 정부 2년, 경제·노동 정책의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홍장표 "분배 악화 속도 예상보다 빨랐지만…'소주성' 결국 가야 할 길"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고 세부 정책을 구체화하는 소득주도성장특위는 최근 분배 상황이 예상보다 좋지 않아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놨다.

홍장표 위원장은 기조발표에서 "기초연금 인상이나 아동수당, 근로장려금 등 여러 정책을 내놨지만, 시장에서 소득 분배 악화 속도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빨랐다"며 "55~59세 가구주 은퇴가 급증하고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사실상 소득이 없는 (가구가 많아지는) 구조적 대전환기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저임금 문제와 함께 이와 보완 관계에 있는 근로장려금 등을 이용해 저소득층이 적어도 절대 빈곤에는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며 "임금 격차 해소가 그 자체로 지속성을 갖기 위해선 제도 변화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 정책은 저임금근로자의 소득 개선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성과를 냈다고 봤다. 홍 위원장은 "임금상승률과 저임금 근로자 비중 하락, 임금 5분위 배율 하락,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 완화 등 지표상으로 보면 최저임금 정책이 노리고 있는 성과들은 어느 정도 달성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도소매업과 음식료업 등 일부 업종에서는 고용 둔화 등 일부 부작용도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근로소득이 늘면서 민간소비가 늘어났다는 점도 주요 성과로 언급했다. 홍 위원장은 "지난해 민간소비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웃돌아 좋은 스타트(start)를 보였다"고 했다. 다만 그는 "이것이 자영업자들의 체감 경기와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며 "온라인 쇼핑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중국 관광객 감소가 뚜렷하면서 국내소비 증가를 상쇄시킨 부분이 있었다"고도 짚었다.

일자리 문제와 관련해 홍 위원장은 "상용직 근로자와 장시간 근로자 비중이 증가하는 등 질적인 측면에서는 일정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양적인 부분에서 국민이 기대하는 수준보다는 여전히 미흡"하다고 봤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 양적 측면에서 일자리 상황이 상당히 안 좋았지만, 올해 초 취업자 수 증가 폭이 25만명 수준을 회복하면서 회복세를 보이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핵심 노동 연령인 40대의 경우 제조업 구조조정 등과 연관돼 크게 부진했다"고도 짚었다.

그는 특히 거시경제 전반에 대해 "좀 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지난해와 재작년 세수 상황이 굉장히 좋았기에 재정 여력이 있었음에도 이를 충분히 사용하지 못해 국민들의 어려운 상황을 되돌리지 못했다"고 짚으며 "이것이 경제 지표가 개선되는데 상당한 제약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자기반성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홍 위원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확장재정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는 재정을 풀어야 한다"며 "추가경정예산(추경) 정부안도 제출돼 있고 이와 더불어 확장 재정 기조를 그대로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 정책과 관련해 그는 "시장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하되, 시장에서 해결되지 못하는 문제들은 정부가 나서서 재정으로 감당해야 한다"며 "한국형 실업 부조와 기초생활보장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등을 통해 절대 빈곤 해결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홍 위원장은 소득주도성장이 결국은 '가야 할 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만병통치약은 아닐 수 있지만, 만악의 근원이라고도 보지 않는다"며 "여러 정책이 묶인 패키지인데, 개별 정책에 대해선 공감을 얻는 부분도 많다. 속도의 문제는 있겠지만 가야 될 길이 아닌가 한다"고 했다.

◇이제민 "文정부 경제정책 방향은 맞아…분배·고용 한계는 인정해야"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포용적 성장'을 표방하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이 방향성은 맞았다고 봤다. 그는 "포용적 성장이라는 아이디어는 전 세계적 추세"라며 "모든 나라가 가고 싶어하는 방향으로 보편적인 목표를 잡고 이를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굉장히 강했다는 건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 역시 분배나 고용 측면에서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부의장은 "최저임금 인상이나 노동시간 단축 등에 있어선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될 것 같선배 다"며 "방향과 순서는 바르게 잡았지만, 현실 적용 측면에서 속도가 지나치게 빨랐거나 원활한 개혁을 추진히기 위해 필요한 중간 논의가 부족했던 점 등 일부 한계가 드러났다"고 짚었다.

개혁과 관련해 그는 "재벌 개혁은 적기 타이밍을 놓쳤다"고 지적하며 "거의 평생선을 달리며 접점을 찾지 못하는 점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공부문 개혁에 대해서도 이 부의장은 "성장과 분배 개선을 위한 정부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 반드시 병행돼야 하지만 이 역시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다"고 짚으며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의장은 "이전 정부에서 기득권의 이해를 제어하는 개혁 원칙을 놓치면서 개혁 동력까지 잃어버렸다"며 "현 정부에서 이를 이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겠다 해놓고 제대로 하지 못했던 확장 재정과 함께 혁신 능력을 강화하고 분배를 교정하는 등 내수 진작에서 더 나아가 생산성 향상을 거두는 정책들이 중·장기적으로는 더욱 중요하다"고 했다.

◇전문가들 "성장 잠재력 확충해야…복지 등에 과감한 재정지출 필요"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이인실 한국경제학회장은 "노령화와 성장 잠재력이 하락하는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고 지적하며 "추경 등 재정 지출은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미시적인 데이터에 대한 분석에 집착하기보다는 어떤 모습을 미래를 대비할지에 대한 보다 명확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대학원장은 과감한 확장 재정 정책을 강조했다. 그는 "거시적 확장 재정 정책은 수술을 위한 체력 보강"이라며 "금리도 내려야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 원장은 "혁신적이지 않은 혁신성장 정책에 투입되는 것은 재정 낭비"라고 지적하며 "'사람 중심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선 사람을 지원하고 보호해주는 복지 부문에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영계 대표로 나선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은 "2% 중반대 성장률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거시적인 측면에서는 잘 방어하고 있다고 본다"면서도 "투자, 생산, 수출 등 실물 경제 지표를 보면 굉장히 부진하다. 정부 재정이 줄면 바로 나빠지는 굉장히 취약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김 부회장은 "현재 정부 정책 중 기업 활동을 도와주는 것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과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문제 2가지뿐인 반면 기업에 부담을 주는 정책은 27건에 달한다"며 "기업 심리 상태는 최악이며 기업들은 국내 투자가 아닌 해외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서도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도 이미 최저임금 인상률은 높은 수준이었기에 감속이 필요한 시점이었는데 갑자기 급가속해버렸다"며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임금판을 뒤흔들면서 고용이나 국제 경쟁력 측면에서 심각한 고통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부회장은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실질적으로 최고 수준"이라며 "임금 인상률뿐 아니라 최저임금 제도가 갖고 있던 여러 문제가 검토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김수현 정책실장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등도 참석했다. 김 실장은 "그동안 상당한 정책 성과가 있었지만, 숙제는 더 많이 남았다"며 "집중해야 할 과제와 고쳐야 할 과제를 잘 분간해 경제 활력을 강화하는 데 최우선을 두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대외적 여건을 탓하며 경제 정책 방향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사회 양극화와 불평등 해소라는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국정 기조는 더욱 굳건히 유지돼야 하되 당면한 경제적 어려움에 힘겨워하는 민생을 보듬는 대책도 함께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gogogirl@newsis.com, suwu@newsis.com

 

【세종·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