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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도서·보일러 대리점 갑질 없애자"…'공정 계약서' 나왔다
"가구·도서·보일러 대리점 갑질 없애자"…'공정 계약서' 나왔다
  • 바른경제
  • 승인 2020.10.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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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기자 = 가구·도서(학습 서적) 출판·보일러 3개 업종에 '표준 대리점 계약서'가 생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위험을 공급업체와 대리점이 공정하게 분담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지난 7월 시행한 3개 업종 실태 조사 결과와 공급업체·대리점 의견을 바탕으로 불공정 관행 근절에 초점을 맞춘 표준 대리점 계약서를 제정해 발표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공급업체와 대리점이 거래 관행을 자발적으로 개선하도록 표준 대리점 계약서를 만들어 관련 사업자 단체 등에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가구 업종은 매장 전시가 중요해 인테리어 관련 공급업체의 경영 활동 간섭 우려가 있다. 도서 출판 업종의 경우 공급업체가 학교·학원 등을 대상으로 도서의 판촉 활동을 요구하고, 그 비용은 대리점이 내는 '경제상 이익 제공 강요 행위'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 보일러 업종에서는 판매 목표 강제나 반품 제한 행위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3개 업종 공통적으로는 ▲거래 조건 합리화 ▲안정적 거래 보장 ▲불공정 관행 근절 관련 사항이 적용됐다. "구매 의사가 없는 상품을 공급받았을 때는 반품할 수 있도록 한다" "신규 출점 시 인접 지역 대리점에 사전 통지하고, 영업 지역 설정 시 협의하도록 한다" "대리점 단체 구성권을 보장하고, 단체에 가입했다고 불이익을 줘서는 안 된다" 등이다.

코로나19 관련 내용도 담겼다. 상품 대금 지급이 늦어질 때 주는 지연 이자율은 연 6%(상법상 법정 이율)로 하고, 이자가 발생할 경우 공급업체는 대리점에 반드시 통보해야 한다. 코로나19 등 재난·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공급업체와 대리점이 협의해 이 지연 이자를 경감하거나 면제하도록 했다.

가구 업종의 주요 사항은 '인테리어 시공 기준 및 비용 합리화' '공급가 조정 요청권' '상품 시공의 책임' '전시 매장 관련 분쟁 방지' 등이다. 공급업자가 인테리어 시공업체를 제시할 경우 2곳 이상과 그 견적 등을 제공해야 한다. 공급업자의 브랜드나 로고 등을 바꾸느라 필요한 인테리어 시공은 대리점 부담을 최소화한다.

온라인 쇼핑몰·직영점 등 직접 판매가가 대리점 공급가보다 낮다면 공급업체에 "조정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가구 업종은 상품을 판매하며 시공을 함께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과정에서 하자가 생겼다면 시공업체를 선정한 주체가 부담하도록 했다. 공급업체는 자사 전시 매장에 입점한 대리점에 차별적 취급이나 불이익 제공을 해서는 안 된다.

도서 출판 업종은 '소유권 유보' '판촉 활동 관련 협의 의무 및 비용 부담 합리화' 등이다. 현금·어음 등 결제 전까지 도서 소유권은 공급업체에 있다. 소유권을 얻기 전까지 대리점은 보관·관리 책임을 다해야 한다. 공급업체가 학교·학원 등에 판촉 활동을 요구할 경우 그 비용 등을 협의해야 한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균등 부담한다.

보일러 업종은 '부속 약정 사전 규정' '전속 거래 강요 금지' '상표 등 철거 비용 합리화' 등이다. 보일러 수리 등 용역 위탁 거래를 추가할 경우 별도의 약정서를 써 거래 내용을 사전에 정해야 한다. 다른 공급업체 상품을 함께 판매한다고 불이익을 줘서는 안 된다. 계약 해지에 따라 공급업체 상표를 제거하는 데 드는 비용은 협의해 부담한다.

공정위는 "공급업체와 대리점 단체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표준 대리점 계약서의 취지와 내용을 상세하게 홍보하고, 공정 거래 협약제와 연계해 사용을 이려하겠다"고 했다. 표준 대리점 계약서를 이용하면 '직권 조사 면제' 등 혜택이 있는 공정 거래 협약 이행 평가에서 20점(100점 만점)의 가점을 받을 수 있다. 단일 기준 중에서는 배점이 가장 크다.

공정위는 올해 중 가전·석유 유통·의료 기기 업종의 표준 대리점 계약서도 추가로 제정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str8fwd@newsis.com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