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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기루 "애교로 관객들 손발 닳아 없어지게 해야지"
[인터뷰]박기루 "애교로 관객들 손발 닳아 없어지게 해야지"
  • 바른경제
  • 승인 2019.05.1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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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윤 기자 = 신예 박기루(26)는 ‘애교’가 가장 큰 무기다. 톡톡 튀는 목소리와 함께 상큼발랄한 애교를 부리면 남녀노소 불문하고 무장해제되고 만다. 혹여 분위기가 싸해져도 민망해하는 법은 없다.

연극 ‘보잉보잉’의 ‘지수’ 역에 200대 1의 경쟁을 뚫고 발탁된 비결도 이 때문이다. 극단 두레의 손남목(49) 대표를 비롯한 제작진은 ‘지수 역에 딱’이라며 만장일치로 캐스팅했다. 최근 KBS 2TV 예능 ‘안녕하세요’에서 MC 신동엽(48)도 박기루의 애교에 “멘털 갑”이라며 놀라워했다.

“하하. 평소에도 장난기가 많아 남들 앞에서 애교를 잘 부린다. 무대에 올라가면 더 뻔뻔해진다. 관객들이 눈앞에 보이니욕심이 생겨서 좀 더 오버한다. 순간 정적이 흘러도 굴하지 않는다. 다음 대사로 ‘분위기를 잡아야 겠다’고 마음먹고 더 강한 애교를 선보인다. 연기하면서 스스로도 즐기고 있다. 내 애교로 ‘관객들의 손과 발이 닳아 없어지게 만들어야겠다’는 각오다.”

‘보잉보잉’은 바람둥이 ‘조성기’(한영준·임채영·오진영·장은석·최준하)가 미모의 스튜어디스 ‘이수’(강예빈·나혜진·남지율·서가현·전민정), ‘지수’(김성은·박기루·이연우·윤교야·최연아), ‘혜수’(유은주·이현아·지혜연·윤이나·한지은) 셋을 동시에 사귀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룬 코미디 연극이다.

연극은 초등학생 시절 출연한 ‘테크노 피노키오’ 이후 두 번째다. 처음에는 지수 보다 해수 역에 끌렸다. “해수가 은근 사랑스럽다”면서도 “평소 성격이 지수와 비슷하다. ‘기루 배고파요~’하면서 스스로 내 이름을 부르는 편이다. 다들 ‘너는 지수와 똑같아’라고 한다”며 웃었다.

같은 역에 캐스팅된 탤런트 김성은(28)과 비교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자신은 좀 더 생활 연기에 가깝다며 “평소처럼 연기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많이 부족하지만, ‘내가 더 못하는데 어떡하지’라고 걱정하지 않는다. 자신감을 가지고 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관객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상대역과 스킨십을 할 때 쑥스럽지는 않을까. 오히려 뽀뽀 장면은 수없이 반복하다 보니 ‘뭐가 스쳐 지나갔구나’라는 달관의 경지다. “내가 무대에 등장하자마자 성기와 뽀뽀하지 않느냐”면서 “뽀뽀신은 연습할 수 없으니 첫 무대 때 엄청 긴장해 입술 박치기를 했다. 이제는 여유가 생겨서 입술이 안 닿고도 자연스럽게 하는 노하우가 생겼다”고 자랑했다.

‘남자친구가 성기처럼 바람을 피우는 걸 알게 되면 어떨 것 같냐?’고 묻자 “다 무너지는 느낌이 들 것”이라며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신뢰가 무너지면 연인 관계를 유지하지 못한다. 바람 핀 걸 한 번이라도 걸리면 관계를 회복하기 쉽지 않다. 지수는 뭐가 뭔지 몰라 하면서 넘어가지만, 나는 다 따질 것”이라고 분노했다.

‘보잉보잉’은 2001년 첫 선을 보인 후 18년째 대학로에서 스테디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다. 누적관객수 430만명을 넘으며 인기몰이 중이다. 박기루는 “‘보잉보잉’은 코미디 연극으로 엄청 유명하지 않느냐”면서 “이걸 안 봤으면 어딜 가서 연극 봤다고 말하면 안 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보잉보잉’ 무대에 오른 지는 두 달이 채 안 됐다. 하지만 매회 매진을 기록하며 티켓 파워를 발휘하고 있다. “‘블레이디’ 활동 때 팬들이 많이 공연을 보러 와 준다”면서 “함께 출연하는 선배들 덕을 많이 보고 있다. 나 때문에 매진이 된다기 보다 선배들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탤런트 강예빈(36)을 비롯해 그룹 ‘스페이스A’ 출신 한영준(38), 연극배우 여신우(35), 코미디언 조수연(28) 등의 조언에 힘을 얻고 있다. 처음에는 선배들이 애드리브를 하면 당황했는데, 어느새 맞받아치는 여유가 생겼다. 무대에서 실수해도 선배들이 ‘괜찮아~’라며 엄마처럼 따뜻한 눈빛을 보내주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박기루는 2011년 5인 걸그룹 ‘블레이디’로 데뷔했다. 2015년까지 활동한 후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배워 가수 활동을 하면서도 배우의 꿈을 품었다. 지금은 ‘연기 하나만 제대로 파보자’는 생각이다.

“걸그룹 출신 배우라는 점에 편견을 가질 수 있지만, 연극을 통해 기본기부터 쌓고 있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할 때는 내가 잡히지 않는 부분은 가만히 있지 않느냐. 무대는 컷 없이 쭉 흘러가서 오래 호흡을 이어가는 법을 배우고 있다. 많이 긴장하는 버릇도 고쳤다. 아직 박기루 하면 딱 떠오르는 수식어가 없는데, 열심히 하다 보면 대중들이 직접 붙여주지 않을까. ‘보잉보잉’으로 코믹 연기에 도전했는데, 공포영화도 좋아한다. 부잣집 철부지 막내딸이 딱이라고? 하하. 뭐든 맡겨만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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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