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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선 앞둔 여야 "꼭 여성이 유리할지"…"가산점 20%는 좀"
보선 앞둔 여야 "꼭 여성이 유리할지"…"가산점 20%는 좀"
  • 바른경제
  • 승인 2020.11.15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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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형 기자 = 전임 광역단체장의 성폭력으로 인해 내년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열리는 가운데, 여야 모두 '여성 후보론'이 화두가 되고 있다.

전임 시장들의 성추문으로 촉발된 보궐선거인 만큼 여성 후보를 내야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만, 더불어민주당 내에선 여성 후보 공천이 역으로 '성비위 선거' 프레임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엿보인다. 국민의힘에선 후보간 이해관계 속에 여성 가산점 축소 논란이 불거졌다.

민주당 내에선 국회 여성가족위원장인 정춘숙 의원이 지난 2일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내에서의 성평등을 가시적으로 실천해야 된다"며 "그런 실천 중에 하나는 이번 보선에 후보들을 여성으로 내는 것"이라고 여성 후보론의 물꼬를 텄다. 양향자 최고위원도 3일 CBS 라디오에 나와 "여성 후보가 조금 유리할 수 있다. 우리 사회 인식 속에서 여성이 좀 더 도덕성에서 우위가 있지 않나 싶다"고 했다.

그러나 여성 후보론에 대한 부담도 지도부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비공개 최고위원 간담회에선 "'여성 후보를 내느냐, 마느냐'라는 언급 자체가 야권의 '성비위 선거' 프레임에 끌려들어가는 것"이라는 취지의 우려가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도 뉴시스에 "여론의 초점은 시정을 잘 해결할 사람, 능력있는 후보를 선호한다"며 "꼭 남자, 혹은 여자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CBS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0~11일 이틀간 실시한 전화면접조사에선 여성 후보 공천에 대해 공감 49%, 비공감 48%로 팽팽하게 갈렸다. 모름·무응답은 3%였다.

세부적으로는 여성(공감 52.4% vs 비공감 44.8%)에선 여성 후보 공천 필요성에 공감도가 높았지만 남성(45.5% vs 51.3%)에선 비공감 의견이 많았다. 민주당 지지층(55% vs 43%)에선 여성 후보 공천에 공감 의견이, 국민의힘 지지층(44.3% vs 52.2%)에선 비공감 의견이 높아 대조를 이뤘다.

보선이 열리는 서울(공감 47.1% vs 비공감 50%)과 부산(51.8% vs 46.5%) 여론도 근소하게 의견이 엇갈렸다.

민주당 당헌당규는 여성 후보에게 10%의 득표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는데, 일각에선 이를 손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재·보궐 선거의 경우 최고위원회의와 해당 시·도당 협의로 후보 추천 방식을 달리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 때문이다.

그러나 경선을 통해 후보를 정하기로 원칙을 세운 만큼 자칫 잡음이 일 수 있는 가산점 룰을 크게 손보진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보궐선거 기획단 관계자는 뉴시스에 "굳이 가산점을 적용하지 않거나 달리 정할 이유가 있나 싶다. 기획단 내에서 언급된 적도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여성 가산점이 논란의 한복판에 섰다.

당규상 정치신인·여성·청년에게는 득표수의 20%를 가산점으로 부여하도록 돼 있다. 다자구도인 예비경선은 별 문제가 없지만 후보가 압축되는 본경선의 경우 가산점 20%로 당락이 뒤집힐 가능성이 높아 이를 예비경선에만 적용하려 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었다.


여성 후보들은 반발하는 분위기다. 부산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이언주 전 의원은 "이번 보궐선거는 젠더선거"라며 "민주당의 성추행으로 시작된 선거에서 우리가 오만해진 나머지 여성들의 결집된 분노가 도리어 우리를 향해지지 않도록 잘 살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결국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는 지난 12일 회의에서 가산점 적용 문제를 정하지 않고 공천관리위원회로 넘겼다. 다만 예비경선과 본경선 모두 가산점을 적용하기로 하고 공관위에선 비율만 손보도록 했다. 현재로선 본경선 가산점 부여와 20% 비율이 관철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본경선 인원을 4명으로 정했다. 4자 이상 다자구도로 갈 수록 가산점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낮아지게 된다. 경선룰 의결 과정에서 가산점이 조정될 여지도 여전히 남아있다.

이에 대해 선거 전략과 후보간 이해관계만 주목받는 가운데 정작 남성 정치인의 잇단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반성과 정치권의 낮은 성인지 감수성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성비위 사건으로 보궐선거를 하게 한 민주당을 그렇게 비판하더니 출발선에 뒀던 여성들의 발판을 제일 빨리 없애고 있다. 어처구니가 없다"고 힐난했다. 이어 "국민의힘, 민주당 둘 다 도찐개찐이다. 두 정당 모두 성평등 정치를 펼칠 가능성이 전무하다"며 "두 정당의 행태는 성평등 정치를 바라는 국민들을 기만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양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KSOI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병행(무선80.1%, 유선19.9%)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수준, 응답률은 12.7%였다. 자세한 내용은 KSOI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formation@newsis.com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