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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매립장 앞에서 양식한 새우, 사 드시겠어요?”
“쓰레기매립장 앞에서 양식한 새우, 사 드시겠어요?”
  • 바른경제
  • 승인 2020.12.0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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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영 기자 = 인천시가 ‘수도권매립지 2025 종료’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자체 매립지 예비 후보지로 영흥도를 선정한 지 20일째인 2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외1리.

마을 주민들은 팔을 걷어붙이고 자체 매립지 위치 선정에 반대하는 현수막과 깃발을 걸고 있었다.

마을 인근에는 ‘영흥도에 혐오 시설은 이제 그만’, ‘쓰레기 매립지 결사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수백 개의 현수막과 깃발이 보였다.

현수막을 걸고 있던 주민 유모(69·남)는 “영흥도가 공기가 좋고 살기에 좋아서 10여년 전 이주해 왔는데 갑자기 매립장이 생긴다고 하니 너무 난감하다”며 “매립장이 들어서면 악취와 차량 소음, 기타 환경문제 등의 여러 가지 문제로 더이상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지 못하게 되면서 생존권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 나이에 다른 곳으로 이주할 수도 없고 하루하루 너무 괴로워 밤낮으로 잠을 못자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주민 대부분은 매립지가 들어서면 생존권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걱정하고 있다.

매립장 예정지에서 불과 300m 떨어진 곳에서 새우 양식장을 운영 중인 석모(58·남)씨는 “쓰레기 매립장 앞에서 양식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고 어느 사람이 이곳에서 양식한 해산물을 사서 먹겠느냐”며 “지난해 태풍 '링링'으로 양식장 비닐하우스가 날아가 피해를 입어 정부 지원도 받지 못하고 복구해 놨는데 괜찮아질 만하니 매립지가 들어서게 된다고 해 이중고, 삼중고로 너무 힘든 심정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인천시가 사전에 이주 혹은 보상 등의 사후 방안을 협의한 이후에 진행했다면 국가에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주민들도 이해했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일방적으로 시에서 밀어붙이면 힘없는 주민들은 할 수 있는 일도 없고 어떻게 하라는 건지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다른 주민 강모(66·남)씨도 “인천시가 300만 인구가 버리는 쓰레기를 다 태우고 압축해서 하루 평균 160t, 20t 트럭 8대 분량을 지하 40~50m에 묻겠다고 발표했는데 현재 쓰레기를 소각할 수 있는 시설도 구축이 돼 있지 않다”며 “소각시설을 구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쓰레기를 소각하면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이 발생할 텐데 어느 지역 지자체장과 주민들이 수긍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펜션을 운영하는 박모(43·남)씨도 “섬이라는 특성 때문에 관광사업을 발전시켜야 하는게 상식인데 화력발전소에 이어 쓰레기 매립장까지 만드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연초에 4층 증축이 완료돼 인테리어를 하는 도중 쓰레기 매립장 이야기 나와 화가 나서 인테리어도 못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시는 옹진군을 상대로 지난달 30일 지역 자체 매립지인 '에코랜드'(가칭) 조성을 위한 주민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지만 장정민 옹진군수는 ‘불가’ 입장을 밝혔다.

1일부터 시청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한 장 군수는 “시가 매립지 결정 과정에서 어떠한 협의 없이 결정하고 뒤늦게 주민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지만 주민들이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협의체 구성은 의미가 없다”고 못 박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dy0121@newsis.com

 

[인천=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