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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정의용, 대미 외교 새판 짠다…미중·한일 갈등 난제
돌아온 정의용, 대미 외교 새판 짠다…미중·한일 갈등 난제
  • 바른경제
  • 승인 2021.01.2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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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현 기자 = 문재인 정부에서 최장수 장관에 이름을 올렸던 강경화 장관이 물러나고, 외교안보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정의용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외교 수장에 내정됐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맞춰 대미 외교의 새 판을 짜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추진에 힘을 실겠다는 포석이다. 다만 바이든 정부에서도 미중 갈등이 지속될 우려가 높은 데다 한일 관계가 강제징용과 위안부 피해자 배상 판결 등으로 꽉 막혀 있어 문재인 정부 남은 임기 동안 외교 현안을 슬기롭게 풀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선 정 내정자는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운 대북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그간 남북, 북미 회담의 성과를 이어갈 수 있도록 설득하고,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설 수 있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 후보자는 지난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초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임명돼 지난해 6월까지 3년2개월간 외교안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했다. 지난 2018년 3월과 9월에는 당시 서훈 국가정보원장(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대북특사단으로 파견돼 남북 정상회담을 사전 조율하는 등 남북, 북미 관계 진전을 이끌기도 했다.

청와대는 "한미 간 모든 현안을 협의·조율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실행을 위한 북미협상, 한반도 비핵화 등 주요 정책에도 가장 깊숙이 관여했다"며 "문재인 정부가 역점을 두는 한반도평화 프로세스와 신남방·신북방정책도 확고히 정착·발전시키는 등 우리의 외교 지평과 위상을 한 단계 올려놓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북한이 연초 노동당 8차 대회에서 미국과 우리 정부를 향해 조건부 대화 의지를 드러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남은 임기 동안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구축에 진전을 거두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18년 싱가포르 선언을 비롯해 그간 축적해온 성과와 교훈을 바이든 행정부가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정 내정자는 새로 출범하는 바이든 행정부와 한미 동맹 관계를 공고히 하는 것과 동시에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정책을 우선 순위에 올려놓고 풀어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는 19일(현지시간)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기존 대북 접근법과 정책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비핵화 정책과 관련 한국과 일본 등 동맹 및 파트너국과 긴밀히 상의하고 모든 제안을 재검토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밝혀 새로운 대북 정책에서 한국 정부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후보자 역시 공직 후보자 지명 소감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 온 외교 정책이 결실을 맺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미 동맹 현안 가운데 최대 이슈인 한미 방위비 협상 문제는 비교적 순조롭게 매듭지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지난 2019년 7월부터 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상을 벌였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 과도한 증액을 요구하며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바이든 당선자의 경우 동맹에 과도한 분담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지난 2019년 분담금(1조389억원)보다 13% 인상안 안팎에서 타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미중 간의 전략적 갈등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은 정 내정자에게도 중요한 도전 과제다. 미국은 한미 동맹을 강조했지만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어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물밑에서 반중(反中) 전선 동참 요구가 잇따를 경우 적절한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과거사 문제와 얽혀있는 한일 관계 역시 풀기 쉽지 않은 과제다. 현재 한국과 일본은 강제징용과 위안부 피해자 배상 판결, 수출 규제, 지소미아, 후쿠시마 오염수 배출 등 각종 현안에서 갈등을 빚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스가 내각 출범 이후 한일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일본은 '한국 정부가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고 책임을 떠넘겨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최근 신년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판결에 대해선 "솔직히 조금 곤혹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하며 외교적 해법을 통한 해결 의지를 드러냈다.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고, 피해자 중심 원칙을 지키는 가운데 한일 양국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의지를 거듭 표명한 만큼 외교부가 적극 나서서 얽힌 매듭을 풀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현 정부 외교안보라인의 실세로 꼽혔던 정 실장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향후 외교부의 역할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간 청와대가 북핵 협상을 비롯해 외교 현안을 주도하면서 외교부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작았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지만 앞으로는 정 후보자와 국가안보실 평화기획비서관 출신 최종건 제1차관을 중심으로 목소리를 키워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울러 외교부 내부적으로는 정통 외교관 출신의 정 후보자가 돌아오면서 '구겨진 태극기 사건'과 '의전 실수', 잇따른 성비위 사건 등과 같은 기강을 바로잡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정 후보자는 외무고시 5회로 통상국장, 주 미국대사관 공사, 이스라엘 대사,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통상교섭조정관, 주 제네바대사관 대사 등을 역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gh@newsis.com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