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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럽고 안보이고"…부실 야간투시경 버젓이 군납(종합)
"시끄럽고 안보이고"…부실 야간투시경 버젓이 군납(종합)
  • 바른경제
  • 승인 2019.05.30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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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택 기자 = 야간전투의 핵심장비인 단안형 야간투시경(PVS-04K)과 영상증폭관이 부실 서류와 부실 검증으로 합격 처리되면서 군에 납품된 것으로 드러났다. 야간투시 성능도 떨어지는데다 소음까지 심해 군이 문제를 삼기까지 했다.

30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방부와 방사청 등으로부터 보고받은 자료에 따르면 야간투시경의 핵심성능인 영상증폭관에 대한 국방규격에 '1만 시간 수명 조건'과 '고광원 차단 기능'이 포함됐지만 부실한 검증 절차를 거쳐 납품됐다.

방사청은 2017년부터 강화된 규방규격에 따라 278억원 상당의 프랑스제 영상증폭관이 들어가는 야간투시경 8300여대, 26억원 상당의 프랑스제 정비용 영상증폭관 1400여대를 구매했다. 러시아제 영상증폭관도 정비용으로 900여대를 18억원을 투입해 들여왔다.

하지만 각 업체가 제출한 기술 자료에는 프랑스제 영상증폭관의 경우 '고광원 차단 기능'에 대한 기준이 누락됐다. 러시아제 영상증폭관은 '1만 시간 수명 조건'에 대한 기준이 빠져 있어 성능확인이 불가능했다. 애초에 납품이 불가능한 영상증폭관을 사들여 병사들이 사용하도록 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방사청은 국내에 영상증폭관 핵심성능을 실물 검증할 수 있는 기관이 없어 납품할 때 육군 주관으로 업체의 기술자료를 토대로 성능검사를 했다고 해명했다. 외국에서 도입하는 장비와 부품은 관련 법규 상 업체가 제시하는 시험성적서가 국방규격을 충족할 경우 납품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육군은 '1만 시간 수명 조건'에 대해서는 '3시간 계속 가동 시험'으로 적합 판정을 대체했다고 실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러시아제 영상증폭관 900여대 중 115대에서 과도한 소음이 발생했다. 프랑스제 정비용 영상증폭관 1400여대 중 600여대에서는 '밝기이득'(미약한 빛 증폭 능력)을 충족하지 못해 육군이 방사청에 하자판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제 영상증폭관은 구매조건에 소음 기준이 없었다는 이유로 납품업체가 하자 인정을 거부했다.

프랑스제 영상증폭관은 납품업체의 요구에 따라 해당업체 대표의 배우자가 대표로 있는 업체에 재검증을 맡겨 합격 처리했다.

김병기 의원은 "수많은 문제제기에도 방사청이 야간투시경 핵심성능에 대한 실물 검증을 외면한 결과 지금까지도 성능이 불투명한 야간투시경이 납품됐다"며 "이제라도 납품된 야간투시경을 직접 검사하고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방사청은 야간투시경 영상증폭관 부실 논란과 김 의원 측의 지적에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방사청은 육군의 요청에 따라 한국검사정공사에 의뢰해 체계개발 업체 시설에서 영상증폭관 검정을 했고, 결과는 육군이 실시한 측정 방법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 영상증폭관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 영상증폭관의 핵심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시험시설이나 장비를 갖춘 공인 시험기관은 없다"면서 "단안형 야간투시경(완성품) 체계개발 업체의 시설·장비를 활용해 검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소음과 관련해서도 육군이 900여대 중 115대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지만, 공인 검정기관인 '해외검정공사'에 의뢰해 실제 장비운용 부대원을 대상으로 소음검정을 한 결과 11대에 대해서만 소음 과다 판정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과도한 소음이 발생한 장비에 대해서는 계약조항에 따라 하자구상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육군의 조달요구에 따라 관련 법규와 절차를 준수해 수리부속용 영상증폭관 계약업무를 수행했다"며 "사용자 불만이 제기된 장비는 계약조항 및 관련 법령에 따라 하자구상 등 후속조치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ohjt@newsis.com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