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06-17 16:55 (월)
[주세개편]캔맥주 세금 23.6%↓…생맥주는 25.4%↑
[주세개편]캔맥주 세금 23.6%↓…생맥주는 25.4%↑
  • 바른경제
  • 승인 2019.06.05 11: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위용성 기자 = 내년 1월부터 캔맥주에 붙는 세금은 줄어들지만 생맥주의 경우는 늘어날 전망이다. 브랜드별로 다르지만 일부 수입 맥주의 세부담도 확대된다. 정부는 생맥주의 소비자가격 인상을 막기 위해 생맥주 세율을 한시적으로 묶어두기로 했다.

5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주류 과세체계 개편방안에 따르면 맥주에 리터(ℓ)당 830.3원의 세율을 적용하는 종량세(알코올 도수·양 기준 과세)를 전격 도입하되 생맥주에 한해 향후 2년간만 세율 20%를 감면해주기로 했다. 내년 1월부터 적용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개편안을 9월초 국회에 제출한다.

이렇게 되면 그간 지적됐던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 사이의 역차별 문제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종가세(원가 기준 과세) 방식에선 수입 맥주의 수입신고가를 과세표준으로 삼기 때문에 판매관리비, 각종 이윤을 합친 출고가를 기준으로 삼던 국산 맥주보다 세금을 오히려 덜 내왔다. 결국 종량세 전환은 수입 맥주와의 경쟁에서 차츰 밀리는 국산 맥주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종량세가 적용되면 국내 캔맥주의 세부담이 상당히 낮아지게 된다. 현재 국내 3사(OB·하이트·롯데)의 주세는 1ℓ당 1121원꼴이다. 1ℓ당 830.3원이 적용되면 지금보다 26% 가량 낮아지는 셈이다. 주세에 교육세와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총 세부담으로 보더라도 캔맥주는 23.6% 가량이 줄어드는 것으로 정부는 추산했다. 국산 캔맥주의 가격 인하 여력도 생기는 셈이다.

병맥주와 페트 맥주 역시 각각 1.8%, 3.1%씩 세부담이 높아진다.

문제는 애초에 출고가가 캔·병맥주보다 낮아 종가세 체계에서 더 유리했던 생맥주다. 당장 세부담이 크게 늘면 소비자가격도 오를 수 있다. 정부는 이번 맥주 과세 체계 개편으로 전년 대비 약 1.9%에 해당하는 300억원의 세수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는데 이를 감수하고서도 '한시적 세율 경감' 카드를 꺼내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가 세율을 묶어두게 되면 생맥주의 1ℓ당 세부담은 현행 815원 수준에서 1022원으로 25.4% 가량 늘어나는 수준에서 형성된다.

맥주 회사가 보통 캔맥주와 생맥주를 동시에 만들어 파는 만큼 당장 맥주 가격 전반의 인상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정부는 내다본다. 기재부는 "캔맥주의 하락분과 생맥주의 상승분이 상쇄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입장에선 한쪽에서 세금을 아끼는 만큼 다른 한쪽에서 부담 여력을 늘릴 수 있단 이야기다.

특히 젊은 층이 즐겨 찾는 수제맥주는 큰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소규모 수제맥주 업체들의 생맥주 생산 비중이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수제맥주 업계는 지금도 출고수량별 20~60% 수준의 과세표준 경감혜택을 받고 있다. 김병규 기재부 세제실장은 앞선 4일 사전 브리핑에서 "1ℓ당 평균적으로 78원 가량의 세부담 인하 요인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의 경영여건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종량세 도입과 더불어 크게 주목받았던 수입 캔맥주 가격도 현수준에서 크게 움직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종량세 전환 이후 브랜드별로 세부담 변화가 다른 흐름을 보였다. 하이네켄, 스텔라 등 저렴한 맥주는 세부담이 오르지만 기린, 기네스 등 비싼 맥주는 오히려 전보다 줄어드는 양상이다.

특히 수입 맥주의 40% 가량을 국내 주류 업체들이 수입해 판다. 김 실장은 "국내 맥주 3사들은 이번 개편으로 생맥주 세부담 경감의 이익을 보는 곳들"이라며 "수입 맥주의 세부담이 올라 가격 상승 요인이 생긴다 해도 충분히 흡수할 수 있고, 회사들도 같은 입장"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대형마트·편의점 등 유통과정에서의 경쟁 상황을 감안한다면 종량세 도입 이후에도 소위 '4캔에 만원' 상품은 계속 살아남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개편안에는 맥주 외에 탁주(막걸리)에도 종량세를 도입하기로 했다. 탁주의 개정 세율은 2017년과 지난해 세율의 평균값인 1ℓ당 41.7원으로 설정됐다. 탁주 업계는 애초부터 종량세 도입에 따른 세부담 변화가 크지 않아 특별히 반대하지 않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종량세 전환으로 국내 신규 설비투자와 고용창출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며 "또 다양한 고품질 맥주·탁주의 개발로 소비자 선택권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up@newsis.com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