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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중국송환 반대' 시위 격화…100만명, 행정수반 사퇴 촉구(종합2보)
홍콩 '중국송환 반대' 시위 격화…100만명, 행정수반 사퇴 촉구(종합2보)
  • 바른경제
  • 승인 2019.06.10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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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소리 기자 =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시위가 밤이 깊어질수록 격화되고 있다고 홍콩 현지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보도했다. 전날 오후 3시부터 시작된 시위는 자정이 지나며 폭력적으로 변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일부 매체들은 대규모 시위대가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의 사퇴를 외친 것에 주목하며 이날 시위를 시작으로 캐리 행정부가 정치적 위기에 봉착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 시민들은 9일 오전 3시 빅토리아공원에서 시작해 코즈웨이베이 거리, 완차이를 지나 애드미럴티의 홍콩 정부청사와 의회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인원은 주최 측 추산 103만명, 경찰 추산 24만명에 달한다. 주최 측 추산이 맞다면 이날 시위에 홍콩인 7명 중 1명이 참가한 셈이다.

최근 몇 주 동안 홍콩에서는 행정 수반 캐리 장관이 '범죄인 인도 법안'을 추진하며 긴장이 고조됐다. 그의 '범죄인 인도 법안'은 홍콩으로 숨어든 범죄인을 중국 본토는 물론 대만, 마카오 등의 요구에 따라 인도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홍콩 정부는 오는 12일 법안을 의회에 부치고 이달 내 법안을 최종 통과하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야당인 민주당 소속의 제임스 토 의원은 의회에 모인 시위대를 향해 "캐리 장관은 법안을 철회하고 사퇴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범죄인 인도 조약'이란 외국에서 그 국가의 법을 위반한 범죄인이 도망해온 경우, 외국 정부가 요청한다면 범죄인을 체포해 인도할 것을 약속하는 조약이다. 형사 사건의 효율적이고 신속한 해결을 위해 많은 국가들이 인근 국가와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고 있다.

홍콩은 1997년 중국에서 주권을 반환하고 자치권을 획득한 후 범죄인 송환 국가를 일부 제한했다. 중국 정부가 부당한 정치적 판단을 바탕으로 홍콩의 반중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범죄인 인도 법안'이 의회를 통과한다면 앞으로 홍콩 정부는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사안별에 따라 범죄인을 인도할 의무가 생긴다.

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은 1살 된 딸과 거리로 나섰다며 "이 법이 시행되면 누구든 홍콩에서 사라질 수 있다"며 자신을 딸, 자식 세대를 지키기 위해 시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누구의 정의도 실현하지 않는다. 그곳에 인권이 없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 회사원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캐리 람이 우리의 말을 듣도록 하려면 대체 어떻게 해야하는가.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길거리로 나와야 그가 대중의 목소리를 듣겠는가?"라며 반문하기도 했다.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시위는 영국 런던, 호주 시드니, 미국 뉴욕과 시카고 등 세계 26개 도시에서 동시에 벌어졌다.

주최 측 관계자는 "범죄인 인도 법안을 막기 위해 100만명의 사람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슬픔을 느낀다"면서 "캐리 장관은 월요일(10일) 시위대에 응답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자정이 넘어가며 홍콩섬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의 무력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오전 1시께에는 홍콩섬의 중심부인 하코트 로드(Harcourt Road)에서 헬멧과 방패로 무장한 경찰이 본격적인 해산 작업을 시작하며 약 100여명의 시위대과 충돌했다.

시위대가 던진 바리케이트에 일부 경찰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위대가 주차장 문과 일부 재화들을 의도적으로 부수고 있다"며 "폭력 시위에 무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sound@newsis.com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