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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美 빌보드 장악했다...음악계 Z세대 뮤지션 돌풍
[초점]美 빌보드 장악했다...음악계 Z세대 뮤지션 돌풍
  • 바른경제
  • 승인 2021.09.04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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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기자 = 호주 출신 차세대 래퍼인 더 키드 라로이(18), 미국 '괴물 신인' 올리비아 로드리고(18), 미국 팝 거물 빌리 아일리시(20), …. Z세대가 미국 빌보드 차트를 휩쓸고 있다.

라로이가 캐나다 팝스타 저스틴 비버와 호흡을 맞춘 '스테이(STAY)'는 4일자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4주 연속 '핫100' 정상을 수성하고 있다.

로드리고는 '굿 포 유'를 3위, '데자뷔'를 8위에 올리며 같은 날짜 차트 '핫100'에 2곡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로드리고의 첫 번째 정규 앨범 '사워'는 이번 주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서 정상에 올랐다. 지난 주 3위에서 다시 정상으로 역주행하는 등 총 14주간 빌보드200에 머물며 장기 집권 중이다.

지난 주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했던 아일리시의 '해피어 댄 에버'는 이번 주 6위로 5계단 떨어졌으나 여전히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수퍼 루키로 통하는 더 키드 라로이는 거칠면서도 세련된 목소리를 앞세워 'Z세대'를 대표하는 뮤지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공식 발매한 첫 믹스 테이프가 빌보드 앨범 차트 3위를 기록했다. '호주의 그래미'라 불리는 ARIA 뮤직 어워드(ARIA Music Awards)의 신인상과 최우수 남성 아티스트 부분에도 노미네이트됐다.

주스월드(Juice WRLD), 폴로 지(Polo G), 마일리 사이러스(Miley Cyrus) 등 세계적인 팝스타들과 협업했다. 호주 공연을 한 주스 월드의 눈에 들어 두 사람은 사제 관계가 됐다. 2019년 주스 월드가 갑자기 약물로 사망한 뒤 고인에게 받은 뒤 발매한 '고(Go)'로 세계적인 인지도를 거머쥐었다.

로드리고는 15세에 아역 배우로 데뷔했다. '앤 아메리칸 걸: 그레이스 스터즈 업 석세스(An American Girl: Grace Stirs Up Success)', '비자아드바크(Bizaardvark)' 등의 영화 및 TV쇼에 출연하며 배우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2019년부터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 스쿨 뮤지컬'에 출연해 배우·가수로서 동시에 입지를 다졌다.

명실상부 스타덤에 오른 건 올해 초 발표한 정식 데뷔곡 '드라이버스 라이선스(drivers license)'를 통해서다. 이 곡은 무려 '핫100'에서 8주간 1위를 차지하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드라이버스 라이선스'는 이별 후 교외를 목적 없이 운전하며 느낀 슬픈 감정을 담았다. 이건 표면적인 해석이다. 남자친구를 데리러 가기 위해 면허를 땄는데, 그가 떠나버렸다는 내용.

'너는 내가 늘 의심하던 / 그 금발 여자랑 함께 있겠지'라는 노랫말에 대중이 각종 주석을 달았다. '하이스쿨 뮤지컬'에서 함께 출연한 조슈아 바셋을 저격했다는 것이 기정사실화됐다. 때맞춰 온라인에는 바셋이 금발의 배우 겸 가수 사브리나 카펜터와 함께 있는 사진이 떠돌았다. 이런 직설적인 면모로 인해 로드리고는 미국 Z세대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아일리시는 미국 팝계의 '앙팡 테리블'이자 '걸크러시' 대표 뮤지션이다. 멜로디를 비롯 언뜻 보면 아일리시의 노래는 발랄하게 들린다. 하지만 허점을 지르는 날카로운 노랫말이 돋보이는 곡들로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뮤지션인 어머니의 재능을 물려 받은 아일리시는 열한 살 때부터 재미 삼아 음악을 만들었다. 작곡가 겸 프로듀서 피니어스 오코넬과 함께 만든 '오션 아이스(Ocean Eyes)'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에서 주목 받으면서 이름을 알렸다.

특히 작년 '그래미 어워즈'에서 주요상 4개 포함 5관왕을 안으면서 스타덤에 올랐고 올해도 그래미 2개를 거머쥐었다. 만 20세의 나이에 그래미 7관왕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Z세대'로 분류되는 이들 뮤지션들이 큰 호응을 얻는 이유는 뻔한 성공담이 아닌, 공감대 형성이다. 최근 Z세대들은 비교적안정된 부모 세대와 달리, 태생부터 각종 불안에 시달린다.

기성 세대들이 이미 자리 잡은 사회에 진출하기에 장벽은 높다. 이미 새로운 것이 넘쳐나는 시기에 신선한 일을 찾기도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라로이의 솔직한 노랫말, 남자친구와 이별 뒤에 욕식 바닥에서 펑펑 우는 소녀의 애절한 마음을 노래한 로드리고의 마음에 미국 Z세대가 공감했다.

평소 우울증을 앓으면서 겪은 슬픈 감정과 자살 충동 등을 녹였낸 아일리시 역시 마찬가지다. 현지 Z세대의 지독한 개인주의와 맞물리며 이들은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내면을 거침 없이 드러낼 수 있는 소셜 미디어에 익숙한 Z세대의 성향과도 이들의 음악이 접점을 이뤘다.

아일리시가 다가오는 월드투어에서 아일리시는 환경 단체인 리버브(REVERB)와 협업, 기후 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상기하는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개인을 위협하는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 Z세대의 또 다른 특징과도 시너지를 내고 있다.

또 로드리고는 영향력을 인정 받아, 미국 젊은 층의 백신 접종을 독려하는 데 현지 정부와 함께 앞장서는 중이다.

해외 팝 유통사 관계자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누구나 의견을 내는 것이 쉬워졌다. 어린 나이에도 충분히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의견을 낼 수 있게 됐고, Z세대를 중심으로 여론층이 형성되면서 이들과 공감하는 Z세대 뮤지션들의 영향력도 커져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빌보드 차트와 이들과 선의의 구도를 만들면서, 국내에서도 미국 Z세대 뮤지션들의 팬층이 두터워지고 있다. 최근 라로이의 '스테이'는 국내 음원차트 1위를 휩쓸고 있다.

특히 라로이는 올해 상반기에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가 속한 스쿠터 브라운의 매니지먼트 회사 SB 프로젝트와 계약을 맺었다. 이 회사의 모회사 이타카 홀딩스는 방탄소년단이 속한 하이브에 인수,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Z세대가 포함된 아이돌을 제작 중인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최근 여러 국적의 뮤지션들이 나란히 속한 빌보드나 멜론 차트에서 보듯, 이제 음악의 경계를 나누는 게 무의미한 시대가 됐다"면서 "이미 소셜 미디어를 통해 여러 나라의 Z세대들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만큼, 국적에 상관 없이 공감대를 형성하는 뮤지션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