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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네이버 추가 규제하나…당국 "동일기능·규제원칙"
카카오·네이버 추가 규제하나…당국 "동일기능·규제원칙"
  • 오수현 기자
  • 승인 2021.09.1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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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 금융위원장

(바른경제뉴스=오수현 기자) 금융당국의 규제가 현실화하면서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의 온라인 금융플랫폼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핀테크에 규제를 집중적으로 완화해줬던 당국의 기조가 다시 규제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어서다.

현재로선 카카오페이의 투자·보험 추천 서비스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금융당국은 추가 규제 방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 담긴 '네이버 통장' 등 종합지급결제업의 계좌 서비스를 막는 것이 유력하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네이버를 비롯한 핀테크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 기조는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그동안 혁신금융 육성을 위해 규제를 기존 금융권보다 완화해줬지만, 이제는 시장질서를 지키기 위해 규제를 본격적으로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전날 금융당국과 핀테크 실무자들은 간담회를 열고, 금융소비자법 관련 정부 규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날 정부는 "혁신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규제를 회피하지 말고 건전한 시장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금소법 계도기간인 오는 24일까지 자체적인 시정 노력이 없으면 법률에 따라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핀테크 업체들은 시정 기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기간을 더 달라"고 요구했지만,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 2월부터 해당 지침을 지속해서 안내해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 2월부터 관련 회의를 할 때마다 핀테크 업계를 대표하는 핀테크협회가 참석했다"며 "업계가 법률리스크를 몰랐을 리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정부 규제로 핀테크 업체들의 금융플랫폼 서비스 피해가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금융당국이 여당의 기조와 함께 카카오를 직접적으로 겨냥하고 있어 카카오페이의 투자, 보험 추천 서비스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카카오페이는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증권과 손잡고 소액 투자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당국의 지적에 따라 해당 서비스가 투자상품 중개에 속하게 되면서 서비스 유지가 불확실해졌다.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투자권유대행은 일정 자격요건을 갖춘 개인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의 실손보험 및 자동차보험 상품 추천도 중개 행위로 결정되면서 타격을 입게 됐다. 전체 상품이 아닌 제휴를 맺은 특정 보험 상품만 비교 서비스를 하려면 보험대리점(GA) 등 자격을 얻어야 하는데 핀테크 업체들은 현행 보험업법 체제에서 GA가 될 수 없어서다.

네이버파이낸셜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직접 지적받은 것은 아니지만, 정부의 규제가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향후 피해가 불가피하다. 최근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전금법 개정안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개정안에 담긴 종합지급결제업 사업에 대한 계좌 서비스가 무산될 수 있다.

실제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 등이 종합지급결제업의 면허를 받으면 기존 금융사들만 할 수 있었던 계좌 발급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네이버 통장'으로 카드 대금이나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그간 은행 등 전통 금융사들은 핀테크에 자신들의 고유 기능인 계좌 서비스까지 부여한다며 불만을 제기해왔다. 금융당국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다시 평평하게 만들고 있는 만큼 이러한 규제차이도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금융당국은 핀테크 업체의 투자상품 중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펀드 중개는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자칫 사모펀드 대규모 손실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펀드는 대면 가입에서도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높았는데, 비대면은 더 우려스럽다"며 "핀테크 업체들이 투자 상품을 중개하는 건 아직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고승범 금융 위원장은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업계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여러 차례 동일기능, 동일 규제 원칙에 대해 언급을 했고 앞으로도 그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