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10-20 19:05 (수)
물빠진 친구 구하다 사망…법원 "국립묘지 안장 안돼"
물빠진 친구 구하다 사망…법원 "국립묘지 안장 안돼"
  • 바른경제
  • 승인 2021.09.22 07: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현준 기자 = 물놀이 하던 중 친구를 구하려다 사망한 의사자라 할지라도 구조 당시 상황과 동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립묘지 안장 대상자 여부를 선정해야 한다는 1심 판단했다.

2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정상규)는 A씨 유족이 국가보훈처장을 상대로 "국립묘지 안장거부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지난 9일 원고 패소 판결했다.

A씨는 지난 1994년 7월28일께 경북 봉화군의 한 계곡에서 친구들과 물놀이하던 중 튜브를 놓치고 허우적거리는 친구를 보고 구조하기 위해 수심 약 1.8m의 물에 뛰어들었다 함께 숨졌다. 이후 A씨는 2005년 5월27일께 의사자로 인정됐다.

A씨 유족은 2019년 7월 국립묘지에 A씨를 안장해 줄 것을 신청했다. 하지만 약 한달 뒤 안장대상심의위원회는 A씨를 안장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심의·의결했고, 국가보훈처는 다음날 심의 결과를 통보했다.

이에 불복한 A씨 유족은 같은해 9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제기했으나 이듬해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유족 측은 "A씨와 유사한 사례의 의사자를 국립묘지 안장 대상자로 인정한 바 있다"며 "비대상자 결정은 비례의 원칙에도 반하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써 위법하므로 (결정이)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단순 비교해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국립묘지 안장 거부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립묘지법의 입법 목적 등을 종합해 보면, 의사자의 희생정신과 용기가 국립묘지에 안장해 항구적으로 존중되고 사회의 귀감이 되도록 하는 것이 합당한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군인, 경찰관, 소방공무원 등의 국립묘지 안장을 규정하고 있다"며 "비록 A씨가 다른 사람의 생명·신체를 구하다가 사망에 이른 것이라고 하더라도 (안장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에 비례의 원칙 위반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와 유사 사례에서 안장 대상자로 결정된 경우가 있다고 해도, 구체적인 구조행위 당시 상황 등은 사안별로 달라질 수 밖에 없기에 그 결과만을 단순 비교해 이 사건 처분이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arkhj@newsis.com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