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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만 하면 또'…반복된 탈선 사고에 커지는 철도 불안
'잊을만 하면 또'…반복된 탈선 사고에 커지는 철도 불안
  • 바른경제
  • 승인 2022.01.0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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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세훈 기자 = 2018년 12월 8일 강릉역 부근에서 서울행 KTX 산천 열차 탈선, 2020년 2월 14일 구로역에서 선로 보수 작업을 하던 열차 탈선, 2020년 4월 14일 신길역 인근에서 서울지하철 1호선 열차 탈선, 2021년 7월2일 서울역에 진입하던 무궁화호 열차 탈선, 지난 5일 충북 영동터널을 지나던 부산행 KTX 산천 열차 탈선.

원인은 제각각이지만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열차 탈선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5일 발생한 사고는 시속 300㎞로 달리는 KTX 열차에서 일어난 것으로, 자칫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사고였다.

6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일 11시58분 쯤 KTX-산천 열차가 영동군 영동읍 회동리 영동터널을 지나던 중 객차 1량(4호차)이 궤도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열차 유리창이 깨지고 파편이 튀어 승객 7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 7명 중 6명은 상태가 경미해 현장에서 바로 귀가했으며, 나머지 1명도 인근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뒤 큰 부상이 발견되지 않아 곧바로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큰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해당 열차에 타고 있던 300명의 승객이 극심한 공포를 경험해야 했다. 당시 열차에 탔던 한 승객은 "승객들이 다 소리 지르면서 바닥에 드러눕거나, 웅크리거나 아니면 소리를 질렀다"고 공포에 떨어야 했던 상황을 전했다.

또한 이 열차 탈선 사고 여파로 이날 예정돼 있던 13개 열차 운행이 취소되고 120여개 열차가 지연 운행되는 등 수많은 열차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어야 했다.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고로 국민들의 철도 불신도 커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우리나라 고속철은 불안하다. 이런 걸 10만원 내고 타야 하느냐"라고 했고, 다른 누리꾼은 "KTX 자주 이용하는데 이번 사고를 보고 사실 좀 겁이 난다. 해당 열차에 탔던 승객들은 트라우마가 생겼을 텐데 다시 열차 탈 수 있을까"라고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안전 비용 절감 때문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정확한 사고원인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가 끝나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일단 정부와 코레일은 열차가 터널 내에서 떨어진 미상의 물체와 부딪힌 이후 정지 과정에서 탈선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철도업계의 한 관계자는 "열차에 문제가 있었거나 선로에 문제가 있어서 탈선했을 경우 더 큰 사고가 일어났을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중간(4호차)에 있는 열차가 탈선하는 경우는 급정거를 하다 생기는 게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먼저 쇠바퀴가 빠진 상태로 달리다 영동터널에서 멈췄다는 추정도 제기되고 있다. 현장조사 결과 4호차에서 빠져나간 쇠바퀴가 약 3㎞ 떨어진 오탄터널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은 지난 5일 사고 직후 밤샘 작업 끝에 복구를 마치고 이튿날인 6일에는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논의에 들어갔다. 국가철도공단과 국토부 역시 자체 파악과 대책 논의에 들어간 상태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는 짧게는 한 달, 길게는 6개월 넘게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 12월 발생한 강릉선 KTX 탈선 사고의 경우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 결과가 나오는 데 1년 가까이 걸렸다. 이에 따라 항공철도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선제적으로 전국 철도 터널과 노후 시설물, 열차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철도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속 300㎞로 달리는 와중에 일어난 사고임에도 크게 다친 사람 없이 경미한 부상자로 끝난 게 천운"이라며 "선로 상의 문제일 가능성은 낮아 보이고, 노후화 된 구조물의 낙하로 인한 사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전국 터널에 대한 시설 점검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사고는 터널 내에서 떨어진 물체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재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산악지형이 많기 때문에 철도 터널이 많은 편이다. 국토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으로 전국에 있는 철도 터널은 844개에 달한다. 고속철도 터널은 134개, 일반철도 터널은 710개다. 총 연장은 985㎞다.

특히 지금과 같은 동절기에는 구조물 낙하 사고나 설빙에 따른 열차 유리창 파손 사고가 많은 편이다. 시설물 노후화 문제도 심각하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터널, 교량, 항만 등 주요 인프라시설 5개 가운데 1개는 지은 지 30년이 넘었다.

코레일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 원인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가 이뤄져야 알 수 있다"며 "관계 기관과 협력해 사고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는 "터널 내에 열차에 충격을 줄 만한 크기의 구조물이 없는데다 구조물이 떨어진다고 하면 일반적으로 열차 상부에 떨어지는데 하부에 갈 수 있는지 의문이 있다"며 "원인에 대해 내부적으로 확인하고 있지만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결과를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angse@newsis.com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