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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해경·해군 父女 바다지킴이의 특별한 만남
'어버이날' 해경·해군 父女 바다지킴이의 특별한 만남
  • 바른경제
  • 승인 2022.05.08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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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형근 기자 = 전남 서남해역 같은 바다를 지키는 50대 해경 아버지와 20대 해군 딸이 어버이의 날을 맞아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부녀는 서로가 소속된 함정을 타고 바다를 바라보며 "먼발치의 작은 불빛 함정에 아버지·딸이 승선해 있지 않을까"하며 그리움을 달랬지만 어버이 날을 통해 만남이 성사됐다.

해군 제3함대사령부는 어버니의 날을 앞두고 '가족 부대 방문의 날'을 실시했다고 8일 밝혔다. 목포해경 흑산파출소에서 근무 중인 조승래(56) 경위는 부대를 방문해 군복무 중인 딸 조현진(21) 하사를 만나 근무지를 둘러보며 모처럼 딸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조 경위는 딸 조 하사가 지난 2019년 11월 해군 부사관으로 임관한 뒤 같은 바다를 지키는 3함대 소속 광주함 갑판하사로 첫 근무를 시작하자 자주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자신도 당시 서남해역 경비정장으로 근무하고 있어 바다에서 마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외부인 만남이 힘들어져 이들은 먼 바다만 바라보며 서로에 대한 그리움을 표출했다.

지난 2020년 조 경위의 경비정이 3함대에서 수리를 받고 있을 때도 코로나19로 인한 외부인 접촉 금지, 함 출동 등의 이유로 이들은 만나지 못했다.

조 경위는 "해안 경비를 위해 출항을 할 때 3함대 부두가 잘 보여 '우리 딸도 저기 어딘가에 있겠지'라고 항상 생각했었다"며 "해경 경비정 수리를 위해 3함대를 방문했을 때도 딸의 근무복을 깨끗이 손질해 가져다주면서 잠깐 얼굴을 마주쳤지만 이야기를 하지 못해 아쉬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조 하사는 해군을 거쳐 해양경찰이 된 아버지의 뒤를 잇겠다는 꿈을 품고 해군 부사관의 길을 선택했다.

처음 '광주함'에 배정됐을 때 아버지와 같은 마음이었다. 같은 바다를 지키고 있다는 자부심를 갖고 함정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아버지로부터 들었던 것보다 바다 생활이 힘들 때 투정을 부리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았다.

조 하사는 "어린 시절부터 바다는 아버지와의 추억을 만들어 준 곳이어서 바다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자연스럽게 꾸게 됐다"며 "부사관 교육대대에서 직별을 선택할 때 함정 갑판직을 선택한 이유도 아버지 영향이 컸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임관식 때 아버지는 바다에 있어 어머니만 진해로 오셔 임관 스티커를 떼어 주셨다"며 "식이 끝나고 어머니와 정문을 걸어나가는데 먼발치에서 아버지께서 뛰어 오시는 모습을 보고 많이 울었다"고 기억했다.

당시 "아버지는 경비함정 근무가 끝남과 동시에 목포에서 진해까지 쉬지 않고 달려오셨다"며 "임관식 날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모습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바다로 출동을 나가면 불빛 하나 없는 바다를 바라보며 '아버지가 반대편에 계시려나. 함장님께서 해경 경비정을 식별하고 가까이로 항해하면 만날 수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을 자주 했었다"며 "그런데 현실은 코로나19 때문에 생신, 명절, 쉬는 날에도 찾아뵙지 못해 죄송한 마음 뿐이다"고 이야기했다.

조 경위·조 하사는 "부녀가 해경과 해군으로 서남해역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아버지께 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달려갈 수 있고,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아버지가 달려올 것이라는 생각에 든든하다"고 서로의 손을 잡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hgryu77@newsis.com

 

[목포=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