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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합니다, 잊지 않겠다"… 대구 방화참사 합동분향소 희생자 영면
"사랑합니다, 잊지 않겠다"… 대구 방화참사 합동분향소 희생자 영면
  • 바른경제
  • 승인 2022.06.1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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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여정 김정화 기자 = "잘 다녀올게요. 아침에 집을 나서며 남긴 그 말이 마지막 말일 줄 몰랐다. 반복되는 일상 저녁이 되면 잘 다녀왔다는 말과 함께 집으로 돌아올 줄 알았다"

13일 오후 6시께 대구시 중구 경북대학교병원 장례식장.

대구 법률사무소 방화참사 사고 발생 나흘 만에 희생자들의 마지막을 배웅하는 합동 추모식이 치러졌다. 합동분향소에는 희생자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려고 모인 유족, 지인, 동료들로 가득찼다. 이들은 양복을 다듬고, 머리를 정리하면서 고인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얼굴에는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도 보였고, 나오는 눈물을 꾹 참기 위해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추모식은 이석화 대구지방변호사회장 인사,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추도사, 유족대표 인사, 변호사회 추도문 낭독, 합동 헌화, 합동 묵념 순으로 진행됐다.

이석화 대구지방변호사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오늘의 추모식은 우리 발걸음의 시작이다"며 "앞으로 우리가 해나가야 할 많은 일에 다 함께 힘을 모아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은 "고인들은 서로를 도와가며 성찰과 나눔을 실천하고 사회적 약자의 동반자로 우리 사회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며 "법치사회에 결코 있어서는 안 될 범죄 행위로 인해 허무하게 떠나보내게 된 점 사회적 책임이 있는 한 사람으로 참으로 죄송스럽다"고 전했다.


유족 대표로 나선 엄모씨는 터져 나오는 눈물을 참으며 애써 담담하게 마지막 인사를 읽어 내려갔다.

엄모씨는 "잘 다녀올게요. 아침에 집을 나서며 남긴 그 말이 마지막 말일 줄 몰랐습니다. 반복되는 일상 저녁이 되면 잘 다녀왔다는 말과 함께 집으로 돌아올 줄 알았습니다"며 "악마의 속삼임이 들려올 때 깊은 마음 속으로 밀려나 있던 천사의 목소리도 잠시 귀기울여 달라. 누가 말하지 않아도 옳고 그름이 무엇인가에 대한 것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멈춰야 하며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된다. 더 이상 무고한 희생자가 생겨서는 안된다"며 "영정 사진을 봤다. 앞으로 더 잘해주고 싶은 일이 많았지만 그럴 수가 없다. 영원히 잠들었다. 제게 주어진, 남은 삶을 고인의 삶을 본받아 더 아름답게 살아가겠다"며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변호사회를 대표해 이모 변호사, 하모 변호사도 고인의 마지막 넋을 기리기 위해 추도문을 낭독하며 평소 고인들의 모습을 회상했고 고인들과 함께했던 순간들을 추억했다.

하 변호사는 추도문을 통해 "평소 어딜 가나 분위기 메이커였고 선배들한테는 예의를 다하고 후배들한테는 먼저 손을 흔드는 동료였는데 고인들의 모습이 아직도 아른거린다"며 "과거형보다는 현재형으로 마무리 하고 싶다. 늘 고맙고 사랑한다. 잊지 않겠다"고 고인들을 추모했다.

고인들의 평소 모습을 회상하며 곳곳에서는 끝내 참지 못한 눈물이 터져 나왔다. 고인들의 이름 하나하나가 분향소에 울리는 순간 숨죽여 울던 유족, 동료,지인들은 끝끝내 참았던 눈물과 감정을 터뜨렸다.

헌화와 분향이 시작하자 동료, 지인들은 정말 마지막이라는 게 실감이 난듯했다. 고인들의 이름 앞에 헌화하며 동료들은 참아왔던 눈물과 함께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유족들과 지인들은 고인들에게 목례를 하며 애도했다.

앞서 지난 9일 오전 10시55분께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7층짜리 빌딩 2층 변호사 사무실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사망 7명(남 5·여 2), 부상 3명, 연기흡입 47명 등 5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건물 안에 있던 수십 명도 긴급 대피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uding@newsis.com, jungk@newsis.com

 

[대구=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