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안 記者의 '군산 야구 100년사'] ‘야구계의 신사’ 김준환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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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안 記者의 '군산 야구 100년사'] ‘야구계의 신사’ 김준환 ④
  • 조종안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 승인 2020.08.03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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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원정 고교야구팀 결단식 기사(1972년 11월 7일 동아일보)
일본원정 고교야구팀 결단식 기사(1972년 11월 7일 동아일보)

 

김준환 감독이 전하는 70년대 일본 고교야구

1972년 11월(11일~21일) 일본 오사카(大阪) 중심으로 간사이(關西) 지방에서 열리는 한일 고교야구 친선경기에 참여할 한국 선발팀은 최관수 감독, 선수는 김봉연, 김준환, 김일권, 송상복, 양종수, 김우근, 양기탁, 정효영, 조양연 등 대부분 군산상고 소속으로 이뤄졌다.

그해 7월 황금사자기 대회 우승팀 선수들 주축으로 짜졌기 때문이었다.
 
군산상고 9명,경북고 3명,중앙고 3명,충암고 1명 등 모두 16명으로 구성된 한국 고교 선발팀의 원정경기 5차전 종합전적은 4승 1패.

김준환 감독은 “당시 선수들은 강행군 속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고, 히로시마 상고 학부모회와 군산 출신 일본인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며 42년 전 추억을 떠올렸다.
 
“가는 곳마다 학부모와 재일교포들이 숙소를 제공해주는 등 열렬한 환영을 받았어요."

"그때만 해도 일본에는 해방 전 군산에서 태어나 학교에 다녔거나 직장생활을 했던 일본 사람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분들이 고향 후배처럼 무척 친절하게 대해주었어요."

"일제강점기 야구 명문으로 알려진 군산중학교(현 군산중·고등학교) 출신들도 찾아와 회식도 시켜주고, 글러브, 야구공, 배트 등 야구 장비도 선물 받았습니다.”
 
김 감독은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야구 인구가 많은 일본은 오사카 지방 300여 개 고등학교 중 250개 학교에 야구팀이 있었고, 운동장도 완벽에 가까운 시설을 갖추고 있어 부러웠다”며 “경기 때도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이 한국에 비해 높았고,홈런상도 없었으며,그래서 그런지 선수들은 단타 위주로 배트를 짧게 잡고 타석에 들어선다”고 부연했다.
 
당시 신문은 “강행군 원정 속에서도 흐뭇했던 것은 히로시마(廣島)에 새벽 1시에 도착했는데도 히로시마 상고 자모회(姉母會)에서 환영 나와 숙소제공 등에 학부모들이 솔선수범했던 것과 나라(奈良) 와카야마(和歌山) 야나이(柳井) 등 한국팀을 유치한 각 고교 교장 및 교사들의 정중한 영접과 대전 선수들이 역(驛)마다 나와서 환송하는 것은 원정의 피로에 청량제가 되었다”고 보도하였다.

 

‘역전의 명수’ 탄생 과정, 영화로 만들어져 

'자! 지금부터야' 영화 스틸 컷/
'자! 지금부터야' 영화 스틸 컷/

 

군산상고의 극적인 황금사자기 우승 이야기는 고교야구 붐을 타고 정인엽 감독에 의해 영화(제목: <자! 지금부터야>)로 만들어진다.

이 영화는 1977년 7월 16일 명보극장에서 개봉, 하루 4000여 명이 관람하는 성황을 이뤘다.

그러나 극장 측이 중간에 ‘관객의 격찬을 받아 장기 상영이 뚜렷한 작품이지만 부득이한 사정으로 상영을 중단하게 됐다’는 짤막한 사과문을 내고 외화를 상영해서 팬들의 반발이 컸다.
 
당시 정인엽 감독은 상영이 끝날 무렵 무대에 올라 우수 영화가 극장 측의 횡포로 내일 종영된다고 알리며 ‘우리 영화가 스크린 쿼터제에 악용되고 있다. 국내 영화의 설 땅은 어디냐!’고 절규했다. 이때 관객석에서는 박수가 터졌다.

그러나 그는 극장 경비원들의 제지로 끌려 나왔다. 정 감독은 연장 상영 호소가 계속 거부되자 이튿날에도 무대에 올랐다가 극장 측 신고로 서울 중부경찰서에 연행되는 소동을 빚기도 하였다.
 
드라마틱한 그 날의 역전 우승을 계기로 군산상고 경기가 열리는 야구장을 여름 피서지보다 더 좋아했던 군산 야구팬들은 시내 일원과 월명공원, 군산중고, 군산상고 운동장 등에서 촬영한 영화 상영이 중단됐다는 소식에 ‘차별대우!’라며 분개했다.

일부 열광팬은 중단 사태와 무관한 시내 극장주들을 원망했다.‘외국영화 안 보기 운동을 펼치자!’는 목소리도 높았다.
 
진유영, 하명중, 강주희, 이동진 등이 주연을 맡은 &LT;자! 지금부터야&GT;(연방영화사 제작)는 ‘야구의 천재’ 소리를 듣는 국가대표 출신 최관수 감독이 군산상고 감독으로 부임해서 역경을 이겨내고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는 과정을 그렸다.

월명상고(군산상고) 야구부 감독으로 출연한 하명중은 그해(1977) 가을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23회 아세아영화제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나창기 호원대 야구부 감독은 “제일은행 시절 서울 도봉동 성균관 대학교에서 영화를 촬영하는데 도와주라는 최관수 감독님 전화를 받고 로케 현장으로 달려가 뒤치다꺼리해주던 일들이 생각난다”며 추억을 되살렸다.

김준환 감독은 “정작 이야기 주인공인 군산상고 선수들은 연습하는 장면을 찍을 때 엑스트라로 출연했다”고 헛웃음을 지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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