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어 ‧ 귀촌에 성공한 사람들①] 새우 양식 김제시 죽산면 서해종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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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어 ‧ 귀촌에 성공한 사람들①] 새우 양식 김제시 죽산면 서해종씨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0.09.02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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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새우양식 + 소매+ 식당 운영’ 사업다각화로 안정적인 사업
숱한 시행착오‧ 상처(喪妻) 등 시련 극복한 오뚝이 어업인 감동 스토리
친환경 새우양식 … 미생물 이용한 ‘무환수 바이오 플락(Biofloc)’ 도입
똑똑한 '스마트 양식장' 확산…새우·장어 등 양식에 도입

최근 귀어(또는 귀농) 귀촌 붐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전국의 지자체들도 귀어‧귀촌 등을 통해 인구 감소 등 쇠퇴하는 지역 상황을 타개하고자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도시로 나가 경제성장과 국가발전에 앞장섰던 베이비 부머들은 물론 젊은 퇴직자 등이 새로운 인생 2막을 위해 도전하고 있으나 그들이 처한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이에 <투데이 군산>은 전라북도 귀어귀촌종합지원센터(센터장 오양수)와 함께 귀어‧귀촌을 꿈꾸거나 새로운 삶에 도전하는 어업인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은 한편 미래 도전자들의 롤모델을 위한 장을 마련했다. 물론 이들의 이야기는 전북도의 어촌이 존재하는 군산시와 김제시, 부안군, 고창군 등에서 생활하며 안착하는 일종의 귀어‧ 귀촌의 도전기이자, 어촌 정착기라 할 수 있다.

도내 각 시·군과 전라북도 귀어·귀촌종합지원센터 등으로부터 추천받은 잘 안착한 ‘귀어‧ 귀촌자’들을 선정, 그들의 치열한 현장 스토리를 담아냈다.

<편집자 주>

 

‘오뚝이 인생’… 시련은 있어도 포기는 없다는 마음 실천

서해종 대표/사진=투데이 군산
서해종 대표/사진=투데이 군산

그 첫 번째 주인공이 김제시 죽산면 50대의 서해종씨.

서해안고속도로와 국도 30호선을 타고 김제시 죽산면에서 부안군 방향으로 달려 한적한 시골길을 가다보면 서포리 ‘일등수산· 죽산새우양식장’이란 간판이 덩그렇게 있다.

이곳을 운영하는 이가 서해종(56) 대표다.

일반적인 귀어‧ 귀촌인과 다르게 서 대표는 전남과 전북 곳곳에서 20여 년 동안 새우양식(일반적으로 흰다리새우: 일명 왕새우)을 해온 베타랑 어업인이었지만 지난해 김제시 수산담당자의 상담을 받고 자신의 고향(진봉면)과 인접한 현재의 양식장이 있는 죽산면으로 귀어를 결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떠돌이 어업인이 아닌 일종의 정착민 생활을 선택한 것이다.

본래 서 대표의 집안은 진봉면에서 알려진 대농이었지만 농사일에 지친 부모님이 그가 고교를 졸업한 후 스무살 무렵 익산으로 이사, 1차산업(농‧어업)과는 한동안 거리를 뒀다.

익산에서 이런저런 경험을 했지만 좀처럼 자신의 천직이라 할 수 있는 것을 찾지 못했던 서 대표에게 솔깃한(?) 호기심을 발동한 것은 충남 서천에서 새우양식업을 하는 후배를 만나면서부터다. 이 후배에게 관련 사업의 흐름과 전망 등을 듣고 겁없이 1999년 전남 영광의 3만3000㎡ 폐염전에 새우양식사업을 벌였다.

아니나 다를까. 일천한 경험이 발목을 잡았다.

보통 이 정도 규모라면 연간 20~ 30t가량 생산되는 흰다리새우 생산량의 10~20%만 건졌다. 원인은 새우의 천적이라 할 수 있는 망둥어의 습격(?)으로 크나큰 손실을 입었다.

그 이듬해에는 새우에게 가장 치명적인 흰점바이러스로 인해 거의 대부분을 폐사하는 쓰디쓴 실패를 재차 경험해야 했다. 흰점바이러스는 바다물 수온이 20도 이상이 되면 발병율이 높고 전염만 되면 90% 이상 폐사되는 새우양식에 치명적인 전염병 중 하나다. 1990년부터 발병해 해마다 양식어민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는 전염병이다.

이런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는 사업의 다각화라 할 수 있는 일종의 중간도매(유통딜러)에 손을 댔고 양식업에서 본 손실을 어느 정도 만회했다.

 

/사진=투데이 군산
/사진=투데이 군산

 

전남 영광에서의 잇단 실패로 양식장을 2004년 고창지역으로 이전, 그동안의 사업 경험을 살려 자신만만하게 16만5000㎡(5만평) 규모에 새우양식사업을 다시 시작했다. 나름의 노하우(?)를 축적한 대규모 투자였기 때문에 내심 기대감이 컸다.

수확을 앞두고 주변에선 엄청난 돈을 벌 것이라고 귀띔해 온통 장밋빛 인생을 기대하며 지켜봤는데 며칠 새 흰점바이러스가 양식장 전체로 퍼지면서 참담한 결과를 낳았다. 삶에 대한 고민이 있을 정도로 힘든 지경이었다.

극심한 아픔 속에도 유통사업을 하며 생활을 지탱하고 있었지만 고통의 나날이었다. 밤이면 바닷가로 나가 술병을 들고 지새우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이 무렵, 서 대표에게는 인생의 시련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내일을 기약하기도 버거웠다.

사업실패도 부족한 듯 가정의 우환으로 크나큰 삶의 무게에 짓눌려야 했다. 그중에서도 사랑하는 이의 긴 병마는 상상을 초월했다.

/사진=투데이 군산
/사진=투데이 군산

 

그의 아내가 극심한 심혈관 질환으로 약 10년간 병마와 싸우다 2008년 유명을 달리하게 된 것이다. 그는 사랑하는 이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회한과 미안함을 가슴 속에 깊이 묻고 미친 듯이 사업의 현장으로 뛰어야 했다.

그런 빈자리를 지켜준 분은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오랫동안 병마와 싸우고 있는 아내를 지극 정성으로 간호해주셨을 뿐 아니라 어린 아들까지 잘 키워줘 오늘의 자신이 있게 한 원천이었다.

대규모 양식장 사업 투자 실패 이후 시련은 서서히 사라졌다. 고창에서 영광, 군산, 부안 등을 옮겨 다니면서 양식업에 대한 온갖 경험을 했다. 큰 성공은 없었어도 착실한 성장을 통해 안정적인 사업의 기틀을 닦았다.

이렇게 사업의 기반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새우 유통사업 분야에 뛰어든 덕분.

/사진=투데이 군산
/사진=투데이 군산

 

양식장 사업을 하면서 친분을 쌓은 사업주들과 만남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온데다 개별 양식장 사장들의 판매망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면서 이 분야에서 제법 평판을 얻었다는 게 서 대표의 얘기다. 한번 인연을 맺으면 ‘항상 믿고 거래할 수 있는 진실한 마음을 지녀야 한다’는 철학이 그를 지탱하는 에너지이자 밑천이 됐다.

하늘도 감동했는지, 사업이 궤도에 올랐고 유통사업까지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위기 극복을 위한 자양분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곳저곳에서의 경험이 2015~ 2018년 약 4년 동안 부안군 동진면의 양식장(2만6000㎡)에서 그럴듯한 결실을 냈다.

그동안 번 돈을 모아 좀 더 안정된 사업을 고민하던 때, 김제시 수산담당자와의 만남과 그의 권유로 귀어(향)을 결심했다.

2019년은 그의 사업 인생에서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이었다.

유목 생활과 같은 타향살이에서 벗어나 한곳에서 정착하는 농경민처럼… ….

새우양식은 그동안 항생제 등을 투여하는 방식이 아닌 친환경 양식과 같은 새로운 변화가 곳곳에서 시도됐다.

서 대표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친환경 양식기술이었다.

그 친환경 양식기술이 최근 국내에 도입 중인 대표적인 스마트 양식장이라 할 수 있다. 즉, 상용· 보급화 단계에 이른 바이오플락(Biofloc) 새우 양식이다.

바이오플락 양식은 물 교환 없이 양식생물 사육이 가능한 친환경적인 양식 기술이다. 미생물을 이용해 양식수 오염물질을 분해하고 정화해 양식수를 배출하거나 교환하지 않고 계속 활용할 수 있다.

오염수를 배출하지 않으면서 무약품 처리한 친환경 새우 생산이 가능하며 그동안 일반화된 축제식 양식장보다 소득과 생산량면에서 월등한 장점이 있다.

단위 면적당 생산량은 ㏊당 60t으로 기존 노지양식(3t/㏊)보다 대략 10~ 20배 많다. 기존 양식과 비교해 입식량은 3∼5배, 생존율은 4∼10배 높다.

물을 주기적으로 교환하지 않아도 돼 배출수로 인한 연안어장의 부영양화와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어업 경비까지 크게 절감할 수 있다.

기존 새우양식은 해안에서 바닷물을 가두고 키우는 방법으로 수질을 유지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바닷물을 갈아줘야 해 연안 환경이 오염될 우려가 있었다.

또 육상 양식이어서 태풍이나 적조 등 자연재해로부터 자유롭고 유통이 원활한 내륙에도 양식장을 설치할 수 있다는 이점까지 작용했다.

 

바이오플락이란

세균, 플랑크톤, 원생동물, 유기물 입자 등의 집합체인

바이오플락을 응용한

친환경 무환수 기술이 바이오플락 기술이다.

 

바이오플락은 일종의 수산업에 정보통신기술(ICT)과 바이오 기술(BT) 등을 접목한 스마트 양식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스마트 양식장은 최적화한 생육환경 정보를 담은 데이터베이스(DB)를 바탕으로 수질 특정, 수온 조절, 먹이 공급 등을 자동화한 친환경 양식 시스템이다.

서 대표는 과거에는 폐염전 등이나 해수면과 가까운 곳에서 사업을 주로 해왔지만 이 같은 양식법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육지의 내수면에 새우양식장을 만들어 운영해야 한다는 생각이 절박감으로 작용했다.

완벽한 스마트양식이라 할 수 없지만 진일보된 기술을 새우양식장에 접목시켰는데 그 방식은 대략 이렇다.

새우양식장은 ‘무환수 바이오플락기술’을 도입한 것이 그 핵심이다.

주된 변화는 비닐하우스의 시스템구조인데 일조량 조절에서부터 온도 조절, 수량공급, 사료공급, 방역, 햇빛 차단 등 모든 공정을 첨단화했다.

여기에다 중간육성수조(장)을 만들어 새우의 생육과 성장 정도에 따라 분리하는 한편 미생물을 배양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방식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김제시농촌기술센터와 부안군어업기술센터 등의 기술적인 도움을 받아 지금의 양식장을 만든 것.

처음에는 다소 낯설었다.

귀향 과정에 도움을 줬던 신도생(52) 김제시 수산자원담당은 관할구역과 귀어‧ 귀촌여건 등을 해결할 방법이 김제시로 사업구역을 옮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문제가 해결되자 신 수산자원담당은 창업지원과 기반시설 구축 등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신 담당은 “김제지역의 새우양식어가들이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낙후되어 있어 걱정이 많았는데 서 대표님의 집념과 노력 덕분에 오늘의 성과를 일궈냈다”고 치하했다.

/사진=투데이 군산
/사진=투데이 군산

 

이런 노력 덕분에 놀라운 결과를 낳았다.

보통 새우 출하 시기는 8~9월이지만 신개념 양식기술 등으로 7월부터 상품성이 좋은 새우가 출하됐다.

그야말로 대풍작이었다. 죽산면 새우양식장 8500㎡(2600평) 부지에서 12t이 생산됐다. 과거 3만3000㎡기준으로 볼 때 3~5배 이상의 성과를 냈다.

이른 출하로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면서 2억5000~ 3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린 것이다.

2년째 바이오플락양식기법을 활용하고 있는 서 대표는 “어업창업자들에게 매우 유용한 양식신기술”이라면서 “6개월 정도만 기술을 습득하면 이 분야 창업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예비 귀어‧ 귀촌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적극 권유했다.

그의 첫 번째 성공요인은 지리적인 접근성도 상당한 도움이 됐다. 즉, 인근 김제~ 부안 간 국도 30호선과 서해안고속도로와 인접한 이점은 출하된 새우를 사려는 사람들에게는 큰 메리트였다.

두 번째로는 오랜 사업 경험과 유통분야 등과 같은 사업 다각화는 남다른 강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세 번째로는 출하시기를 앞당김으로써 가격 산정에서 우위에 있어 높은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는데다 맛을 보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끈 것은 큰 매력이었다 하겠다.

끝으로는 서 대표의 최대 성공 원인은 뭐니 뭐니 해도 20여 년 동안 한우물 만을 팠을 뿐 아니라 포기를 모르는 오뚜기 정신이 빚은 결실, 다름 아니었다 하겠다.

올해도 12t가량 생산될 전망이지만 코로나 19 여파로 손실을 감수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

이번에도 서 대표의 치밀한 영업전략이 그 파고를 넘을 수 있게 했다. 그동안의 단순 판매방식에서 직접 식당을 운영한데 이어 인터넷 판매 등으로 그 돌파구를 찾고 있다.

앞으로 더 양식장을 확장, 생산성과 전문성에 관한한 최고의 양식어업인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다짐에 다짐을 해본다.

그의 영업전략은 단순한 영업 마인드를 뛰어넘어 이웃 주민들에 대한 섬김과 봉사하는 삶을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사업의 성공에 귀중한 밑거름이 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이를테면 지역행사 때 마을마다 새우 10㎏씩 모두 90㎏을 쾌척하는 한편, 이 같은 양식 기술을 공유하거나 벤치마킹하려는 어업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서 대표는 “어머님의 기도와 도움에 그래도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룰 수 있었다”면서 그동안 하지 못한 효도를 조금이라도 만회해볼 생각이다. 양식장 일을 적극 돕고 있는 아들 대원(27)씨와 부자 양식어업인으로 새로운 삶을 도전하며 인생 3막을 활짝 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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