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안 記者의 '군산 야구 100년사'] ‘국민 우익수’ 이진영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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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안 記者의 '군산 야구 100년사'] ‘국민 우익수’ 이진영 ③
  • 조종안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 승인 2020.12.25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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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남중학교 시절 투구 연습 모습./사진=군산야구 100년사
군산남중학교 시절 투구 연습 모습./사진=군산야구 100년사

 

“환영 카퍼레이드할 때는 대통령 된 기분”

이진영은 1996년 군산남중을 졸업하고 군산상고(야구부 28기)에 진학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다.

자신의 재능을 인정해주고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줄 나창기 감독을 만난 것.

군산상고 야구부 2기인 나 감독은 덕장(德將)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역전의 명수 중 맏형이다.

2003년부터 호원대학교 야구부 사령탑 맡고 있는 나창기 감독의 회고를 들어본다.

 

“진영이는 군산남중 3학년 때부터 팀을 이끌어갈 재목으로 마음에 두고 있었죠."

"남중은 (군산)상고와 담을 경계로 이웃하고 있었는데, 가끔 공이 운동장으로 넘어오는 거예요."

"연습이라고 하지만 힘이 대단하다 싶어 하루는 어느 놈이 친 공이냐고 물었더니 이진영 선수라고 하는 겁니다."

"이듬해 군산상고에 입학했을 때 테스트를 거쳐 1번 타자로 기용했죠."

"발이 빠른 데다 어깨 힘이 좋고, 송구가 정확해서 투수와 외야수를 오갔습니다.”

 

나 감독의 지도를 받은 역전의 명수들은 1996년 여름 초록 봉황을 가슴에 품는다.

그해 8월 21일 동대문야구장에서 제26회 봉황대기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군산상고-인천고)이 펼쳐졌다.

그날 3000여 명의 동문과 동향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고,짜임새 있는 공격을 펼쳐 인천고를 6-0으로 누르고 14년 만에 정상을 차지한 것.

군산상고는 1회 말 선두타자 이진영이 안타로 출루한 뒤 3번 김유석의 유격수 옆으로 빠지는 안타로 선취점을 올리며 기선을 제압한다.

2회 말 유강식의 센터 앞에 떨어지는 안타와 강민구의 적시타로 추가점을 올린 군산상고는 6회 무사 만루 찬스에서 정대현의 우전 안타로 2점을 더해 4점 차로 멀리 달아났다.

7회에도 이진영이 3루타를 터뜨려 우전 안타로 나간 강민구를 홈으로 불러들인 뒤 스퀴즈 번트로 추가점을 올리면서 승부를 결정짓는다.

인천고는 정대현의 호투에 막혀 3루 한 번 밟지 못하고 완봉패.

결승에서 완봉승을 거두며 역투한 정대현은 최우수선수와 우수투수상을,타자로 맹활약한 우익수 이진영은 수훈상을 받았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낭보는 입소문을 타고 골목골목으로 퍼져나갔다.

우승에 목말라 있던 군산 시민들은 열광했고 함성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그날 밤 나운동, 신창동, 개복동, 죽성동 등의 맛집 골목 식당과 대폿집들은 만원사례를 이뤘다.

이튿날, 해장으로 속을 풀고 목욕탕에서 만난 사람들은 아침부터 야구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거리에는 선수단을 환영하는 현수막들이 하늘을 뒤덮었다.

군산시 중앙로 1가에 내걸린 환영 현수막들./사진=군산야구 100년사
군산시 중앙로 1가에 내걸린 환영 현수막들./사진=군산야구 100년사

 

환영, 제26회 봉황대기 군산상고 전국제패 

아~ 이 기쁨 이 영광 장하다 군산상고!

역시!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 건아들

싸웠노라! 이겼노라! 장하도다! 군산상고 

왕중왕! 군산상고 봉황기 대회 우승

장하다, 군산상고 자랑스런 후배들아!

오! 금강의 아들들 군산상고 또다시 정상등극 

 

역전의 명수들을 환영하는 군산 시민과 동문, 공공기관, 기업체 등에서 거리에 내걸었던 현수막 내용이다.

승리의 환희가 느껴지는 정겨운 글귀들.

자신의 이름이나 운영하는 업소 간판을 넣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환영이 아니라고 해서 무기명으로 내걸린 현수막도 간간이 보였다.

아래는 이진영 선수의 소회.

 

“야구를 시작해서 처음 경험한 전국대회 우승이라서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나창기 감독님은 최선을 다해 후회 없는 경기를 치르자고 주문했고, 선수들은 기회 때마다 집중력을 발휘, 점수로 연결하며 정상을 차지했죠."

"정말 감격스러웠습니다."

"시민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으며 카퍼레이드할 때는 대통령 된 기분이 들더군요.(웃음)"

"그동안은 그냥 좋아서 했는데 그날 우승을 계기로 야구의 진정한 묘미를 체득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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