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욱의 '望市作記'] "군산을 짬뽕 수도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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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욱의 '望市作記'] "군산을 짬뽕 수도로 만들자"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1.03.23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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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짬뽕의 원형은…“초마면일까, 나가사키 짬뽕일까”
박찬일 음식칼럼니스트 ‘오늘날의 짬뽕은 산둥면(麵)의 한국화 과정’ 추정
인천과 군산 화교 노장요리사들 ‘짬뽕의 일본 전래설’ 부정…볶음탕면의 현재진행형
사진 출처=군산시
사진 출처=군산시
정영욱 '투데이 군산' 대표
정영욱 '투데이 군산' 대표

군산은 전국에서도 정평이 있는 짬뽕도시다.

짬뽕요리집만도 160개소를 넘을 정도로 그야말로 짬뽕요리의 천국과 같은 곳이지만 짬뽕의 유래에 대한 연구는 빈약하기 짝이 없다. 인구밀집도 등을 고려할 때 단연 최고이고 전국적인 맛집까지 감안하면 그야말로 ‘짬뽕의 메카’다.

왜 군산의 짬뽕요리가 전국을 좌지우지하는 걸까에 대한 관심도 중요하지만 이젠 그 원류, 아니 정체성에 대한 관심도 가져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군산시는 짬뽕의 전국화를 위한 관광자원을 목적으로 3년째 발을 동동구르고 있을 뿐 아니라 짬뽕(특화)거리까지 만들어 새로운 관광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짬뽕의 탄생에 대한 시민의 관심은 거의 없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보통 짬뽕이 맛만 있으면 되는 거지, 그 원형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는 식이다. 그것은 아니다.

얼마 전, 중국의 문화공정처럼 김치도, 한복도 자기네의 것이라고 전세계에 우기고 있은 상황을 고려할 때, 짬뽕을 비롯한 모든 음식이 자신들의 것이라 억지 주장하지 말란 법도 없지 않은가.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그 연원을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있을까.

문화는 흐르고 돌고 유행을 거쳐 형성되는 흐름의 특성을 지녔다. 이런 점에서 화교들에 의해 전파된 음식이 한국화되는 과정을 연구하고 고찰하는 것은 순전히 우리의 몫이라 할 수 있다.

전국적인 짬뽕도시답게 이제라도 ‘짬뽕의 원형’에 대한 고민을 해보자는 것이다. 스토리텔링을 제대로 해야 ‘짬뽕 수도’의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원려(遠慮)이기도 하다

이런 시기에 ‘이웃사촌 화교를 만나다’라는 책자에서 박찬일 세프이자 음식칼럼니스트의 짬뽕 원류 분석은 매우 의미있는 연구물이라는 생각이다.

그동안 우리의 짬뽕은 일본 나가사키 짬뽕의 후손으로 치부하는 경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 박 세프는 전혀 다른 접근을 통해 우리의 안일함을 일깨워줬다. 그는 ‘초마면(炒碼麵: 하연짬뽕)에서 짬뽕으로’ 아니, ‘중국 산둥 면(麵)의 한국화 과정’으로 봤다.

그가 이런 접근을 한 이유는 다소 분석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나가사키 짬뽕의 탄생 현장에 대한 방문과 산둥성 출신 노장 요리가들의 회고담을 다뤄 본질적으로 달랐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군산출신 화교요리가의 메뉴판에는 짬뽕이란 것 대신 초마면만 있었고 인천출신 화교요리가도 하얀국물의 ‘백짬뽕’이라는 메뉴가 있었다고 술회했다.

첫째, 이들 화교 요리가들은 오늘날 중국집에서 거의 취급하지 않는 우동에 대해서는 많이 나오지만 일제강점기부터 1970년대까지 초마면 또는 짬뽕에 대해서는 거의 나오지 않는 점으로 볼 때 나가사키 짬뽕과 연계하는 것은 무리라는 얘기다.

둘째, 짬뽕이란 어원이 ‘이것저것 마구 섞인 상태’를 말한 경우로 쓰이고 있는 사례가 그 당시 신문에서도 나온다는 점이다. 다만, 언어적인 측면에서 그 당시 그 말이 만들어진 것을 차용한 것은 인정된다.

끝으로, 가장 유력한 내용으로는 초마면이 짬뽕과 같은 의미로 쓰이는 기사가 1960년대 신문에 검색된다는 점에서 볼 때 출발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본격 짬뽕이 등장한 것은 1970년대였던 만큼 ‘짬뽕의 일본 전래설’은 부합되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박 세프의 최종 결론은 이렇다. 한국의 짬뽕은 중국 산둥출신 화교 요리사들에 의해 만들어지면서 점차 현지화됐을 뿐 아니라 남한의 독자적인 음식이란 것이다. 나가사키 짬뽕을 만든 진평순(1873~ 1939)의 시카이로 반점처럼 요리사의 손길을 따라 다양하게 재창조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했다.

한국인 좋아하는 해물과 그 재료수급의 위축에 따른 볶음기술의 간소화 등으로 굳이 볶지 않아도 만들 수 있는 다량의 맵고 시원한 국물에 대한 선호(취향) 등이 합쳐진 것이라는 것이다.

더 늦기 전에 노장 화교요리가들의 생존 구술채록작업 등의 연구수행을 하라는 것이 그의 주문이기도 하다.

박 세프와 같은 주장한 이가 있는데 고영 음식문화연구자다. 그는 한 중앙언론의 칼럼에서 ‘짬뽕은 중국 남부의 면 요리 기술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초마면은 일본 나가사키 짬뽕을 만든 시카이로 반점의 연대기에도 없다’고 지적했다.

‘군산짬뽕은 어디서 기원됐을까’란 연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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