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욱의 望市作記] 군산의 정신은 뭘까…집념과 인내의 '역전의 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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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욱의 望市作記] 군산의 정신은 뭘까…집념과 인내의 '역전의 명수'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1.06.23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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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역사 속 호국과 저항, 평화, 풍류 등 사상적 기반 정립 절실
군산이 ‘끈기’ 핵심 키워드 잡아 21세기 전북과 호남발전 주도해야
향후 지역공동체 발전 모티브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 얻어
1999년 황금사자기 우승하고, 카퍼레이드 펼치는 군산상고 선수들./사진=군산야구 100년사
1999년 황금사자기 우승하고, 카퍼레이드 펼치는 군산상고 선수들./사진=군산야구 100년사
정영욱 '투데이 군산' 대표
정영욱 '투데이 군산' 대표

과거 전북과 전남에서 정도(定道) 1000년(1018년 10월18일 기준) 전후 다수 호남언론과 학자들은 전라도 정신에 대한 백가쟁명(百家爭鳴)을 해왔다.

그 핵심 줄기가 전라도 천년의 역사가 가지는 경제, 사회, 정치, 문화, 예술 등의 분야별 의미 찾기였다. 물론 요즘도 그 연장선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전라도 정신은 활발한 논의를 통해 어느 정도 정리되어 가고 있는 듯 하지만 전라도의 주요 도시 중 하나인 군산은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속상한 일이자, 안타깝기 그지 없다.

언론인 생활 30년과 군산 활동 20년을 훌쩍 넘긴 필자는 사석에서 이런 고민을 종종 한 적은 있었지만 종합적인 관점에서 다루지 못했는데…

최근 의외의 곳에서 충격적인 일격을 당했다.

그 주인공이 시중에는 짬뽕라면 박사로 알려진 K 조합장였다.

그는 조합장 당선 이후 만나는 사람마다 SNS 등에서 지역조합에서 생산한 각종 제품과 연결하는 기염을 토했는데, 최근 그 열정을 업그레이드해서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의 신화와 연결시킨 것이다.

물론 투박하지만 던지는 메시지는 강렬했다.

메아리를 넘어 신선한 충격이었다.

글쓰기가 직업인 필자가 군산의 사상, 또는 정신을 미처 정리하기도 전에 무방비상태에서 핵 펀치를 맞은 딱 그런 느낌이었다.

그는 물론 군산의 자랑이요, 자신의 모교를 그가 이끈 조합과 연결하는 단순한 논리를 펼치면서 사람들과 만날 때면 ‘역전의 명수’에 대한 내년 50주년의 의미를 되살려야 한다고 설파하고 있단다.

그의 호소는 이심전심으로 힘을 얻고 있는 듯하다.

이 신화는 1972년 7월 19일 황금사자기 결승전, 신예의 군산상고와 전통야구 명문 부산고 간 경기에서 1대4로 패색이 완연했는데 9회 말 기적과 같은 역전승을 거둔 것에서 비롯됐다.

당시 유명 J영화감독은 이것을 모티브로 삼아 영화를 제작, 대히트를 쳤고 그 후 타지에 나가면 군산을 얘기하면 이런 신화와 별칭은 늘 따라붙었다. 군산상고는 그 후에도 이 같은 극적인 승리를 통해 전국의 야구팬에게 아로새겼고 당시 서울 동대문구장은 호남인들의 안식처요, 차별의 돌파구 역할을 했다는 말을 들었을 정도다. 이런 분위기는 프로야구 창단 이후 더 빛을 발휘했다.

군산시도 지난해 초 이 의미를 응용, 공공배달앱 ‘배달의 명수’를 만들어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상당한 반향 속 순항까지 하고 있다니, 감회가 남다르다.

군산의 끈질긴 정신을 상품 판매전략 제고와 경제 상황 극복에 한정하기에는 아쉬움뿐 아니라 그 의미를 되살리는데 뭔가 부족하다는 게 대다수 시민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다.

광주는 1980년 5‧ 18 민주화 항쟁을 통해 민주화의 성지이자 호남 정신의 본류로 거듭났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한때 전라도의 주도(主都)였던 전주는 호남의 중심에서 다소 멀어진 상황이라고 말한다면 속상하겠지만 그렇다고 광주를 넘어선 도시라고 하기에는 스스로가 더 잘 알지 않은가.

이런 흐름 속에 군산이 처한 경제상황과 위기, 그리고 미래 발전을 향한 저력의 근원을 생각하는 계기가 ‘역전의 명수’라면 어떨까, 지나친 걸까.

‘가장 군산다운 것과 그 정신의 원류는 뭘까’하는 물음을 군산시민에게 재차 던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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