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기고] 가을 캠핑, 일산화탄소 중독 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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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기고] 가을 캠핑, 일산화탄소 중독 피하기
  • 투데이 군산
  • 승인 2021.09.0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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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소방서 예방구조과 곽도욱
군산소방서 예방구조과 곽도욱

 

산도 좋다. 강도 좋다. 바다도 좋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일상의 답답함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음식을 해 먹으며 하루를 보낸다는 것! 밤에 화로대에 둘러앉아 불을 멍하니 바라보면 세상 근심이 모두 타버리는 것 같으며, 벌겋게 잘 익은 숯불을 보면 미처 준비하지 못한 고구마나 옥수수가 아쉬워진다.

필자가 캠핑에 입문한 것은 작년 가을 정도로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초보 캠핑족이다.

아이가 셋이나 되는 우리 집은 전기사용과 세면장 이용이 가능한 오토캠핑장을 주로 이용한다. 캠핑을 하는 날이면 짐이 얼마나 많은지 포장이사를 직접 하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캠핑장에 도착하여 텐트 설치와 물건 정리를 끝내고 나면 아이같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

오토캠핑, 백패킹, 낚시캠핑 등 여러 가지 방식으로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의 수가 천만에 육박했다고 한다.

캠핑 인구의 증가추세는 코로나 시대 이전부터 계속되었으나 코로나 발생 이후로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들의 발길이 국내 여행으로 향하면서 코로나가 캠핑 인구의 증가에 견인 역할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

캠핑장에서 위험한 일은 생각보다 많다.

아이들이 팩이나 스트링에 걸려 넘어지는 일, 화로대나 뜨거운 냄비에 데이는 일, 갑자기 불어난 급류에 휩싸이는 일, 말벌에 쏘이는 일 등 캠핑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는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그중 가장 경계해야 할 안전사고를 꼽으라 한다면 일산화탄소 중독을 꼽고 싶다.

최근 5년 동안 전국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사고 39건이 발생해, 26명이 숨지고, 59명이 다쳤다.

올해 4월 충남 당진 해수욕장에서 캠핑하던 부부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텐트는 밀폐된 상황이었고, 내부에선 부탄가스를 이용한 온수매트가 작동하고 있었다.

5월 초 강원 횡성의 한 캠핑장에선 30~40대 부부와 4살짜리 아들 등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텐트 안에선 화로와 타다 남은 숯이 나왔다.

혹자는 ‘캠핑 때 술을 먹고 자니까, 못 일어나서 참사당한 게 아닐까?’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일산화탄소는 잠자는 사람이 냄새를 맡고 일어나 어떠한 조치를 취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는다. 무색무취의 일산화탄소는‘침묵의 살인 가스'로 불린다.

혈액 속 헤모글로빈이 산소를 운반하는 것을 방해해 저산소증을 일으킨다. 조금만 흡입해도 어지럼증과 두통이 나타난다.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한다.

한국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1,600ppm 일산화탄소 농도에서 2시간, 3,200ppm에서는 30분이 지나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생성되는 유독 가스 중 가장 위험한 기체로 평가받는 이유다.

지난 8월 말 가족들과 완주군 운주면으로 캠핑을 다녀왔다. 낮에는 수영할 정도로 더웠지만, 밤에는 텐트 안이 제법 추웠다. 전기매트가 아니었다면 아이들과 추위 속에 밤새 떨어야 했을 것이다. 이제 등유 난로든 팬히터든 난방기를 별도로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될 계절이 온 것이다.

많은 사람이 잘못 알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등유 난로는 위험해도 팬히터는 비교적 안전하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팬히터도 공기 중 산소를 태우는 난방장치이기 때문에 실내공간이 좁은 텐트 내에서 사용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최근 거실형 텐트가 보급되면서 숯불을 텐트 내에서 피우는 사례도 많아졌다.

그리고 미처 난방기를 준비해오지 못하여 궁여지책으로 가스버너를 난방기 대용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도 있을 수 있다. 좁은 텐트에 작은 발열체가 있다는 것은 온도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친다. 쉽게 말해 텐트가 곧바로 훈훈해진다.

그렇지만 그 훈훈함 속에 산소는 없고 일산화탄소가 가득할 수 있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두꺼운 침낭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걸로 부족하다면 전기매트다.

부득이 난방기를 이용해야 한다면 환기와 일산화탄소경보기가 필수인데 환기는 공기가 통하도록 텐트 양쪽에 둘 이상 환기구를 확보하고 일산화탄소경보기도 작동 불량을 대비하여 제조사가 다른 제품 2개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숙련된 캠퍼들은 텐트 내에서 잠을 잘 때 머리맡에 커터칼을 놓고 잔다고 한다. 화재 발생 시 텐트를 찢어 퇴로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평소 애지중지 아꼈던 고가의 텐트도 위급할 때는 찢어야 한다. 찢어야 사랑하는 가족들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팬히터나 난로만 사지 마시고, 일산화탄소경보기도 사시라! 많이 사시라! 다른 캠핑 장비에 비해 매우 비싸지도 않다. 그리고 텐트 지퍼를 좀 더 여시라! 텐트 안이 추울수록 일산화탄소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를 바란다.

/군산소방서 예방구조과 곽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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