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을 걷다 #67] 한때 도내 최고층 자랑하던 나운동 26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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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을 걷다 #67] 한때 도내 최고층 자랑하던 나운동 26빌딩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2.04.12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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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랜드마크 ‘26빌딩’… 마천루의 저주(?) 속 사업주 사업실패 영욕
고병우 전 동아건설 회장과 깊은 인연… 관‧ 재계 넘나든 전북 대표 인물
빌딩 정문 앞 군산 출신 강관욱 전 교수 작품 전시

대학로와 공단대로가 마주치는 곳에는 지역을 대표하는 건물들이 즐비했었다.

대표적인 곳이 나운동 26빌딩과 옛 KBS군산방송국, 한화생명(옛 대한생명)빌딩, 옛 군산시민문화회관, 나운1동사무소 등.

#26빌딩 준공과 고병우 전 동아건설 회장(전 건설부 장관)

한때 군산의 랜드마크였던 26빌딩은 도내 최고층이란 이름값을 했지만 마천루의 저주(?)와 같은 전철을 밟아야 했다.

이 건물은 공사 도중에 사업을 추진했던 건축주는 결국 손을 들었다.

한때 군산 랜드마크였던 26빌딩이 시공과 분양과정 등에서 우여곡절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 사진=투데이군산
한때 군산 랜드마크였던 26빌딩이 시공과 분양과정 등에서 우여곡절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 사진=투데이군산

99년 5월 준공된 26빌딩은 이곳의 토지주이자, 시행자였던 K 씨가 자신의 생년에서 따와 ‘26’ + ‘빌딩’을 붙여 작명한 것이란다. 물론 동아건설이 최종 시공과 준공한 까닭에 당시에는 공식적으로 ‘동아26빌딩’이라 불렸다.

과거 K 씨는 이 일대를 광범위하게 소유한 탓에 대학로와 공단대로의 사거리 핵심공간에 오늘날과 같은 건물을 세우려 했다. 일부는 방송국과 군산시 등에 기증한 후 주변 지가를 극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경영난과 함께 분양실패 등으로 건물 완공의 꿈을 접어야 했다.

이곳을 시공하던 업체는 동아건설이었다.

당시 동아건설 회장이었던 고병우 전 건설부 장관은 애향심으로 이 빌딩을 책임시공과 함께 분양에 나섰던 것.

26빌딩은 동아건설을 거쳐 대한부동산신탁으로 넘겨진 후 개별 분양과 함께 오늘에 이르고 있다.

군산 출신(군산고)으로 전북을 대표한 인물의 하나인 고병우는 건설부 장관 등을 거친 후엔 동아건설 회장이 됐다. 이때가 1998년.

당시 IMF 외환위기 이후 최원석 동아건설 회장이 경영권을 포기했다. 정부와 동아건설 주거래은행 등에서 고 전 장관에게 동아건설 회장직을 제의했다.

고인이 된 강근호 군산시장의 고교동기이기도 했다.

그는 신임 동아건설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나는 재벌 총수가 하다가 부도가 나서 포기한 동아건설을 채권금융단과 협정을 맺고 경영책임을 맡게 된 전문경영인과 전 임직원이 힘을 합쳐 부도난 기업을 물속에서 끌어올리고, 이익을 내는 기업으로 만들어내자”고 말했다.

그는 전문경영인 회장 자격으로, 동아건설 구조조정과 대한통운 등 계열사 매각작업 등을 지휘하다가 2002년 6월 회사를 떠났다.

앞서 그는 재무부 재정차관보를 끝으로 공직에서 떠난 후 1981년 쌍용그룹에 합류했다. 김석원 쌍용그룹 회장이 직접 영입을 제안했단다. 고병우 쌍용중공업 대표이사 부사장 취임식엔 김 회장도 함께했다. 취임 한 달 후 고 대표이사는 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무주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조직위원장, 재경 전북도민회장, 서울대 상대 총동창회장 등을 역임했다.

한편 고병우 전 장관의 아들이 고승범(60) 현 금융위원장이다. 서울대 아메리칸대학원 경제학박사 등을 졸업한 그는 행시 합격(28회) 후 금융위 정책국장‧ 사무처장 등을 역임했다.

#26빌딩의 뒷얘기들

지금의 미룡동은 선산 김씨 집성촌이어서 대부분이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람이고 친척이었다. 옛날에는 미제‧ 원당‧ 용둔 3개 부락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이 세 마을이 지금은 미룡동으로 합쳐졌다.

미제마을 땅 3분의 1쯤을 가지고 있던 이는 고 김재홍 미제주조장 사장이었단다. 그는 그 시절 군산의 최고 갑부 중 하나로 26빌딩과 시민문화회관 등이 들어서기 전에 이 일대 대부분을 소유한 땅 부자였다.

이곳의 오너는 지역 원로언론인의 외가였다는 게 그의 지인들 얘기다.

경유 알 수 없지만 어떤 이유로 이곳의 새로운 토지주가 된 사람이 K 씨였다.

전직 경찰서장(혹은 경감) 출신이었던 그는 A사회복지시설과 그 주변 부지의 실질적인 소유자로 이곳 개발 당시 엄청난 수완을 과시했다. 자신의 땅 개발 가치를 높이기 위해 군산시와 방송국 등에 부지를 쾌척했다.

그는 이 일대 다수의 땅을 소유했던 인사로 이 시설부지를 이전, 활용해 새로운 사업의 전기를 마련하려 했으나 IMF 여파에 따른 분양난을 견디지 못했다.

이에 26빌딩은 시공사였던 동아건설이 도맡아 공사를 마무리하고 분양에 들어갔으나 그 또한 여의치 않았다. 분양시장 침체와 함께 지역경제 여건 등으로 고전을 거듭했고 소유주의 변경도 잦았다. 이러한 사업 상황 등으로 K 씨도 재기하지 못한 채 작고했다.

그는 이 건물을 짓기 전에 주변을 개발, 목욕탕 등이 있는 대형건물을 소유하며 사업에 제법 성공했단다.

그가 운영하던 사회복지시설은 이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전했고 현재 그의 자녀 등이 운영하고 있다.

이 시기에 준공 행사 중 고병우 전 동아건설 회장과 만나 취재했는데 그의 뜨거운 고향 사랑에도 분양 문제를 해결되지 못해 주인이 자주 바뀌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여전히 이 빌딩은 나운동 권역의 대표건물로 지역정치인들의 선거운동에 활용되고 있는 주된 공간 중 하나다.

이곳과 관련이 이가 있는데 군산 출신 조각가 강관욱(77) 교수다. 강현욱 전 지사(장관 역임)의 실제(實弟)다.

이 빌딩의 정문 앞에 그의 작품이 남아 있다.

이 건물 준공 때 그의 작품값이 2억8,000~ 9,000만 원에 달했는데 오늘날로 환산하면 약 3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고가의 작품.

군산고‧ 홍익대학교 조소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1976년 국전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데 이어 연 4회 특선으로 국전 추천작가를 역임한 바 있다. 개인전 4회와 TOKYO ART EXPO 1991등 다수의 국제전과 국내전에 출품했고 2000년 10월엔 조각가로 드물게 이중섭 미술상을 받았던 원로 조각가.

중앙미술대전, 미술대전, MBC 한국구상조각대전 등의 심사위원을 역임했을 뿐 아니라 전남대학교 교수로 근무하다가 작품에 전념하기 위해 학교를 떠났다. 구상조각회장도 역임했다.

#당시 26빌딩의 상황은(2003년 6월)… 빛바랜 랜드마크(?)

[군산지역의 사무실들이 텅텅 비어 있다. 특히 최근 경기불황 여파로 상가 분양은 물론 사무실 임대시장이 최악의 상황으로 변하고 있어 건물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당시 동아26빌딩 등 군산지역의 대형상가 분양률이 20%대에 머무르고 있을 뿐 아니라 사무실의 임대시장도 꽁꽁 얼어붙어 있다는 것.

(이 당시) 군산 대표건물인 동아26빌딩의 분양상황은 군산사무실 분양시장의 바로미터였다.

99년 5월 준공된 이 건물은 판매 및 업무시설, 오피스텔로 이뤄진 초대형건물로 지하 6층 지상 20층의 철골철근콘크리트 구조로 2000년 초반까지 18%대 분양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건물은 소유주인 동아건설 등이 파산절차를 밟으면서 공매 시장으로 넘겨졌으나 건물 규모가 워낙 커 매수자를 바로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02년 8월 완공된 지하 1층 지상 5층의 나운동 소재 J프라자는 연면적 1만여㎡에 달하지만 아직까지 분양상황은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등 빈 사무실들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최근 군산의 새로운 인구밀집 지역으로 변하고 있는 미룡동(군산대 주변)은 최근 건물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으나 상당수 건물들은 제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상가와 사무실의 임대 및 분양상황은 나운동 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 지역이 공급난을 겪고 있다.

이같이 분양난을 겪고 있는 것은 수년째 계속되는 경기불황과 소비위축이라는 전국적인 상황과 맞물려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게다가 기업들의 하부조직 축소와 폐쇄 등 기업이나 금융기관의 구조조정 등도 대형상가건물들을 남아돌게 하는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 전북일보 2003년 6월 3일 인터넷판 보도 -

당시에 필자가 이 언론사에 근무하던 시절, 취재했던 내용을 보면 약 20년이 지난 이 빌딩의 현황이 너무도 생생하게 느껴질 정도다.

이후에도 약 3~ 4년 후에까지 어려운 분양상황이 계속됐다. 이 시기에 소유주로 된 동아건설과 코레트신탁이 파산절차를 밟았지만, 소유주는 계속해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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